42. 익산고 배구 동아리
42. 익산고 배구 동아리
  • 김한진
  • 승인 2009.06.08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서브 스파이크 날리며 코트 펄펄 날아요"
지난 달 제2회 세계로배 어머니·직장인 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이 열린 익산 실내체육관의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해 대회 결승전에서도 맞붙었던 익산고 배구동아리팀과 익산 마한초등학교 팀이 또다시 결전을 치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1회 대회 우승을 거머쥔 익산고에 맞서는 마한초 선수들의 의지는 결연한 듯 보였다.

첫 세트부터 양팀의 대결은 접전을 거듭했다. 결과는 마한초가 21대 19로 가까스로 승리하며 익산고의 기선을 제압했다. 반격에 나선 익산고의 전력도 만만치 않았다.

2세트에서 익산고는 앞서의 실패를 만회했다. 불꽃튀는 접전 끝에 21대 19로 마한초를 누르며 세트스코어 1대 1을 만들었다.

15점을 내야 하는 마지막 3세트에서 익산고는 악전고투하며 9대 12까지 몰려 우승컵을 내주는듯 했다. 이때 이상현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뭔가를 열심히 주문했고 코트로 돌아온 선수들은 내리 3점을 올리며 12대 12 동점을 이뤄냈다. 한점 한점을 주고받던 양팀은 결국 14대 14 듀스까지 갔다.

이 대목에서 익산고의 저력이 발휘됐다. 상대팀의 실수를 끌어내며 2점을 연거푸 득점해 결국 16대 14의 대역전극을 펼치며 2회 연속 우승의 대업을 이뤄낸 것.

승리의 순간 이 감독과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서로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며 자축의 기쁨을 만끽했다.



익산고 배구동아리는 지난 2005년 11월 배구명문인 남성고를 졸업한 탓에 남다른 애정을 지닌 송호기 선생(세터·상업과목 담당)과 현재 감독을 맡고 있는 이상현 선생(세터·한문과목 담당) 등 10여명이 모여 교직원간의 친목과 이해증진, 체력단련을 위해 결성됐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보좌하는 교사와 교직원이라는 신분상의 특수성 때문에 운동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해 2시간에 걸쳐 강도높은 훈련을 하는 것으로 끝낸다.

일주일에 한번 운동은 대회를 앞두고도 철두철미하게 지켜지는 불문율이다.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하고 또 그러기 위해 교직원간의 친목과 이해도 증진하는 것이고 더욱이 그러기 위해서 체력단련도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팀원은 여성선수 2명을 포함해 모두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팀내 활력소 역할을 하는 여교사는 김정미 선생(상업과목 담당)과 김경임 씨(행정실 근무)이다. 이들 역시 남성들과 똑같이 코트를 누비며 배구공을 향해 빛살처럼 몸을 날린다는 설명이다.

남성들로는 문종길 선생(윤리과목 담당)과 배성구 선생(상업과목 담당), 오병도 선생(상업과목 담당)이 중앙공격을, 박형철 선생(체육과목 담당)과 조노연 씨(행정실 근무)가 전방 왼쪽 공격을, 임기수 선생(기술과목 담당)이 오른쪽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데 중앙속공도 거뜬하게 이뤄내는 조직력과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후위에서 든든한 수비로 공격수를 받쳐주는 이들은 김종민 선생(중앙·일어과목 담당), 김동진 선생(레프트·국어과목 담당), 박상균 선생(라이트·국어과목 담당) 등이 있다.

일주일에 단 한번이지만 강도높게 펼쳐지는 훈련과 실전감각을 읽히기 위해 남성고등학교 동아리와 김제 만경고등학교 동아리 팀과 3개월에 한번씩 친선경기, 그리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선수들의 호흡 덕분인지 익산고 배구동아리는 창단 이듬해인 2006년부터 익산시 교직자 체육대회에서 3연패를 달성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세계로배 대회도 연속 우승하면서 명실상부한 생활체육 배구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것.

이런 화려한 우승 경력때문에 학교측과 재단측의 후원과 격려가 끊이지 않고 있어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유윤종 교장선생님 이하 교직원들의 열성적 지원과 성원에 항상 감사드린다”면서 “지승룡 재단이사장님과 유윤종 교장선생님께서는 출전때마다 격려금을 주시며 열띤 성원을 보내주시는 한편으로 우승컵을 안고 돌아오면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 한번 시상식을 재현해주시는 등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고 계신다”고 고마워했다.

유윤종 교장은 “교직원들로 구성된 배구동아리는 저희 학교를 공부만 잘하는 학교에서 운동까지 잘 하는 학교로 탈바꿈시키는데 큰 힘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처음의 그 마음과 뜻을 잊지 않고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정신으로 학생지도에 만전을 기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감독은 “정상에 오르기까지도 어렵고 험한 길이지만 올라선 정상을 지키는 일은 더 어렵고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사하거나 부정한 방법이 아닌 순수한 노력과 열정으로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코트 위에서 백구를 쫓아다니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익산고 배구동아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해본다.

익산=김한진기자 khj236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