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고창 궁도 동아리 `모양정'
18. 고창 궁도 동아리 `모양정'
  • 고창=남궁경종
  • 승인 2008.07.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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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녘에 정신집중 “스트레스 싹~”
옛부터 우리 민족에게 가장 대중화된 무예이자 양반들이 익혀야 할 필수과목 중 하나인 궁도.

우리 조상들은 수천 년 동안 궁도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호연지기를 길러 왔으며 현대에 와서는 조상의 얼과 슬기가 담긴 전통무예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로 발전하고 있다.

정적이면서도 내적으론 무척이나 격렬한 궁도.

궁도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삶을 풍요롭게 가꿔 나가는 고창 모양정(사두 정은성)의 궁도인들을 만나 궁도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무더위가 한창인 28일, 고즈넉한 궁터 고창 모양정에는 활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조용한 가운데 반갑게 인사를 나누곤 곧바로 사대로 향하는 궁도인들의 모습에서 뭔가 범접할 수 없는 절제된 예기가 엿보인다.

살대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시위를 당긴 후 다시금 마음을 비워 과녁을 겨냥하고 시위를 놓으면 관중이요.

정말 바라보기만 해도 호쾌하기 그지없다.

이 때문에 궁도에 한번 매료되면 헤어나지 못해 우리 조상들은 활쏘기를 위한 전답을 따로 장만해두곤 했다고 전해진다.

고창 모양정 식구들도 모두 이같은 매력에 빠져 활을 놓지 못한다.


■ 고창 모양정의 연혁

고창 모양정은 1956년 4월 당시 고창읍장였던 은성익씨와 고창경찰서 임병하 서장, 이승영 교육장, 박동영,은두표,신길동,심상순,김판순,김태순 등 10여명이 활터 설립을 추진하면서 역사가 시작된다.

모양성내에 과녁을 세워 모양정을 설립하고 당시 공음면에 거주하는 궁도인 양찬문씨를 사범으로 초빙해 활을 쏘았다고 전해진다.

그후 60년대 모양성내에 고창여자고등학교가 설립되면서 활터를 폐정한 모양정은 지난 2002년 공설운동장 부지에 새롭게 활터를 마련, 고창 궁도인들의 보금자리로 재탄생했다.

■ 활이 있어 즐거운 모양정 식구들

조상의 슬기와 얼을 만끽할 수 있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무예이자 스포츠인 활쏘기는 사수의 인내력을 많이 요구한다.

살상무기에서 출발했기에 위험도가 높아 활을 쏘기까지 최소 한달여 이상 장시간 마음가짐에서부터 자세에 이르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은 쉽사리 배우려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모양정도 젊은 사수들보다는 정은성 사두를 필두로 나길주, 김재윤 부사두, 김성철 사범, 김종석 총무를 비롯한 70여명의 궁사들 대부분 연세 지긋한 노년층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매일매일 활쏘기를 해서인지 궁사들 대부분 칠순을 넘겼다는 것이 어색할 정도로 활기가 넘친다.

활쏘는 실력도 전국에서 내놓으라 할 정도로 출중하다.

신생 활터로 문을 연지 불과 4년만에 임실 오수 득과정에서 열린 전국대회 단체전에서 우승을 하며 활쏨씨를 자랑한 모양정은 매월 사정대회를 개최해 서로간 실력을 겨루며 궁사들만이 느낄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정은성 사두는 “큰 동작과 변화가 없어 즐거움이 없어 보이지만 고즈넉한 사정에서 모든 잡념을 잊고 몰아의 경지에서 쏜 화살이 과녁에 적중할 때의 묘미는 활을 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기쁨”이라며 “이 같은 즐거움들이 모양정 식구들을 젊게한다”고 말했다.

활을 사랑하는 10여명의 여무사들도 출중한 실력으로 모양정에 큰 활기를 전한다.

특히 모양정 까페지기를 자처하는 강순자씨의 궁도사랑은 남다르다.

초대 사두인 이만재씨가 손자 이진욱씨를 데리고 다니며 궁도를 가르치자 엄마인 강씨도 자연스럽게 활을 접하게 됐다.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건강을 도모하고 선현들의 가르침을 통해 예의를 읶히면??강씨는 이젠 스스로 모양정 까페지기를 자처할 정도로 궁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렇게해서 할아버지 이만재씨, 며느리 강순자씨, 손자 이진욱씨로 이어지는 모양정 궁사 3대가 탄생했다.

모양정 회원들은 활이 있어 즐겁고 행복한 궁사 3대를 부러워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궁도 대중화 위해 전국대회 유치 홍보”

■ 고창 모양정 정은성 사두

올해 초부터 사두로서 모양정 궁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정은성 사두.

정 사두는 “사원들의 노력으로 짧은 기간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너무 진도가 빠르다”며 “이제부터는 모양정의 내실을 다지는데 힘쓰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모양정은 전국대회 우승을 비롯해 실력면에서 급성장하면서 다른 정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중화까지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특히 모양정이 세워진지 6여년이 지났지만 전국대회를 한번도 유치하지 못한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두는 “아직까진 대중의 관심도 적고 참가자들도 한정적인 궁도의 대중화를 위해선 지역에서 큰 대회를 유치해 홍보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며 “내년도 전국대회 유치를 위해 사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모양정 사원들과 함께 궁도를 어려워하는 초·중·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활쏘기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한편 모양성제시 무예시연에도 참여해 궁도의 대중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고창=남궁경종기자 ng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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