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익산 고전독서회
11. 익산 고전독서회
  • 김한진
  • 승인 2008.05.20 18:2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古典 읽으며 삶의 가치 배워가요"
익산지역에서 고교생 중심 순수문학 동아리가 40주년을 맞아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동아리는 ‘고전(古典)독서회’로 익산지역의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모여 지난 1967년 순수문학동아리를 결성한 이래 40년 동안 지속적으로 모임을 이끌어온 단체이다.

이 모임은 지난 달 12일 익산에서 창립 40주년 기념식을 갖고 그동안 동아리를 거쳐간 선후배와 현재 활동중인 고교생인 학생회원들이 모두 모여 지나온 이야기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치기도 했다.

고전독서회는 ‘삶 사랑, 사람 사랑, 겨레 사랑’이라는 정신적 지향점을 두고 논어, 채근담 등 동서양 고전문학을 중심으로 토론학습을 해 왔으며, 청소년기에 있는 고교생들의 자아개발과 철학적 기반의 토양을 길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 스스로 문학 커리큘럼을 세우고 매주 토요일 오후 회관에 모여 소설, 수필, 시론에서부터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토론하고 학습하는 방식으로 이끌어가고 있으며, 긴 세월을 이어 온 고등학생 중심의 순수문학동아리는 전국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단체라 할 수 있다.

또한 문학동아리가 40년 이라는 세월을 지탱해 올 수 있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익산고전독서회는 고전인들만의 특별한 “고전의식”과 인간과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인간적 연대감이 바탕이 되어 생명력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뜻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동아리를 20년 이상 지켜봐왔다는 한 선배는 “고교생들이 대학진학에 대한 입시경쟁과 과도한 사교육으로 자아정체성을 잃어가고 지쳐가는 가운데 익산고전독서회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전문가로 활동하는 선배 고전인들은 학생회원들을 위해 특강을 해주고 있으며, 학생회원들은 선배 고전인들을 통해 삶의 중요한 가치와 자아실현을 쌓아가고 있다.

회원 선후배들은 고전독서회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익산 한사랑웨딩타운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학생과 지도교사가 함께 어우러져 공연하는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고전이 걸어온 길을 되새기면서 우정과 문학적 화합을 공유했다. 또 회원들의 글을 모아 만든 기념문집도 나누었다.

익산 고전독서회는 현재 학생회원과 정회원으로 구성됐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정회원 회장을 맡고 있는 7대 곽경표 회장은 축사를 통해 “고전독서회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으로 존재하는 자생력이 불가사의한 동아리이다”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보다 구체적이고 발전적인 형상을 만들어 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익산지역에는 이번에 40주년 기념행사를 가진 고전독서회 이외에도 문학작품 창작활동을 하던 고교생 모임인 ‘청학(靑鶴)문학동인회’가 30년 가까이 이어져왔으나 10여년전 명맥이 끊겨겼다.

이외에도 미술관련 고교생 모임인 Art회가 오래전부터 활동해왔고 우리나라 미술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예전 회원들은 지금도 1년에 한 차례씩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Art전을 열고 있다.

■ 곽경표 회장
"40년간 삶의 가치 토론 지역문화 지탱하는 기둥"

“한 뜻을 가지고 모임을 하게 됐으며 이 모임이 눈앞의 이익이나 시류의 흐름에 흐려지지 않은 채 변함없이 40년을 버텨왔다는 것은 그동안의 성과를 떠나 존재 자체로도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중 40주년 기념행사를 마친 곽경표 고전독서회 회장(7대·현재 고등학교 1학년 회원이 42대)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모두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돈, 또는 명예를 좇아 맹목적으로 몰려드는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40년을 지속해온 ‘고전독서회’를 바라보는 그의 심정은 그래서 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익산이라는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된 교육문화를 일궈가기 위해 40년 동안 끊임없이 토요일마다 모여 삶의 가치에 대해 토론한 일은 그 자체로 익산지역의 무형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는 또 “지역 공동체, 마을 공동체가 튼실하게 문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야 날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교육이 본받아야 할 대안교육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익산지역의 문화를 지탱하는 기둥으로서의 고전독서회의 존재의미를 부각시키고 앞으로 더욱 안정적으로 모임을 이끌어가기 위해 전국의 고전인들이 모여 우의를 다지고 기금을 적립하는 자리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어떤 비정상적인 교육현실과 제도가 닥치더라도 고전독서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지역에서 굳건하게 교육의 본질적 목표와 그 실천 방향을 지켜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산=김한진기자 khj236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전광수 2009-02-11 12:46:00
익산이라는 지역의 문화를 지탕하는 기둥 고전독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