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제요. 하도 개차반겉은 놈이랑깨, 먼 짓얼 저지를지요.”
“저 놈이 코넌 풀었는가?”
“풀기넌요. 그 놈의 연장얼 내가 꽉 물고 있응깨, 옴짝달싹도 못헙디다.”
“임자, 거그 힘언 알아줘야 헌당깨. 나나 된깨 감당허고 살제, 다른 놈언 어림도 없을거구만. 헌디, 아까 끙끙 앓은 것언 먼 수작이여?”
“이년이 그랬소?”
“좋아서 죽겄다는 소리든디. 극락문전을 몇 번이나 들락이든디?”
“이년도 모르게 그랬는갑소. 설마 진짜로 그랬겄소? 서방님얼 만내 후로넌 어떤 사내도 나럴 극락에 못 보내요. 듣는 사내 기분 좋으라고 일부러 그래보는 것이제요.”
“그래도 내 눈에서 불이 번쩍허등구만.”
“호호, 그럽디까? 어채피 내 논 여편넨디도 그랬소? 고맙소.”
“고맙기넌. 내가 임자헌테 낯얼 못 들겄구만. 어띠어? 쟁기날이 시원찮아 밭갈이도 섬닷했을 판인디, 새로 한번 갈아보까?”
“좋제라. 팍팍 갈아보씨요.”
옹녀 년이 네 활개를 쭉 폈다. 강쇠 놈이 아까부터 단단히 화가 나 있는 연장을 밭고랑에 쿡 질러넣었다. 흐으응 흐으응. 계집의 입에서 조금 전과는 다른 질펀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년놈의 분탕질에 건너편 산에서 늑대가 우우우 울었고 문풍지가 들썩거렸다.
다음날 아침이었다. 두 년 놈이 늦잠에 빠져있는 데 누군가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그래도 계집이라고 옹녀 년이 먼저 눈을 떴다.
치마를 걸치고 저고리 소매를 꿰면서 문을 열자 마천 삼거리 주모가 혀를 끌끌차며 마루끝에 앉아 있었다.
“아짐씨가 웬일이시요?”
“웬 일언 웬 일? 마천 조선비가 눈이 빠지게 지달리고 있구만.”
“조선비가요?”
옹녀 년이 방안의 강쇠 놈이 들으라고 일부러 큰 소리를 냈다. 제 년이 병 든 서방님과 산다고 했으니까, 문 밖으로 얼굴을 내민다든지, 아는 체를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자칫 마천 삼거리 주모한테 제 년의 서방님이 연장 크기로 소문이 난 변강쇠라는 것을 알면, 안 그래도 눈요기 끝에 오매불망 한번만 더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던 주모가 물불을 안 가리고 덤벼들 것이 눈에 보듯 선했기 대문이었다. 잡년이 잡년을 알아본다고 한 눈에 마천 주모의 색기를 알아 본 옹녀 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