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산물로 학교급식개선을
지역농산물로 학교급식개선을
  • 고강영
  • 승인 2006.12.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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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의 서울ㆍ경기 지역에서 있었던 학교급식 식중독사고와 함께 학교급식을 위한 우리 농산물 공급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된 한해였다.

전국의 모든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최소 12년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학교급식의 안전한 농산물 공급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학교급식 식자재 기준이 우리농산물 논의를 넘어 제철ㆍ지역산 농산물로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제철·지역산 농산물은 단순히 안전한 식자재 공급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지역의 환경과 문화가 담긴 먹을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이다. 우리 풍토에 맞도록 아이를 건강하게 기르고, 나아가 지역농업과 경제발전에도 나름의 기여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이에 현재의 학교급식문제의 전면 개선에는 크게 부족하지만, 학교급식법 개정 이후 다양한 움직임들이 여러모로 주목된다. 전라북도에서도 친환경 쌀 학교 급식 관계자 회의(2006.11.9)에서 도, 시.군에 친환경 쌀 급식 지원 협의회를 설치하고 성장기 학생들에게 질 좋은 청정한 쌀을 학교 급식용으로 지원하여 건전한 심신발달을 도모하고 친환경 쌀의 소비촉진 및 수급 조절로 농업인 경영 안정에 기여 한다는 목적으로 ‘친환경 쌀 학교 급식’ 지원 계획이 수립 추진되고 있음은 매우 다행으로 생각 한다.

 지난 11월 28일 제시된 농어업ㆍ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의 ‘2006년 학교급식 우리농산물 공급 시범사업’ 평가 결과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지역학교급식 의사결정기구로 제시하고 있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 논의 자체가 학교급식의 제철ㆍ지역산 농산물 공급 활성화에 대한 지역차원의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 될 것이다. 군청, 지역교육청, 학교 그리고 우리 생산자조직과 지역농민들이 함께 의사를 모아 학교급식의 많은 개선과제를 모아가자는 제안이다. 학교의 학교급식 담당자와 지역생산자조직 및 지역농민과의 의사소통만으로도 학교급식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학교 측은 제철ㆍ지역산 농산물의 생산현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생산자조직과 지역농민은 학교급식의 요구 사항에 보다 구체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지역농산물 생산정보가 담긴 식단 작성만으로도 학교급식 질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이다.

 지금까지 생산자조직으로서 지역농협이 학교급식의 요구에 충분한 대응을 하지 못한 점이 여러모로 지적된다. 학교급식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식재료 기준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지 못했고, 공급시스템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일상의 사업에 쫓기면서 아침 이른 시간부터 활동이 시작되는 학교급식을 소홀히 대해왔던 점도 있었을 것이다. 학교급식의 안전한 농산물 공급을 희망하는 지역농민들의 이해에 조직적으로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점도 있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논의는 서로의 이해 속에 이 같은 불편ㆍ불만의 해소와 함께 학교급식의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상호 이해 부족으로 구체성이 결여된 공연한 불신을 해소하는 과정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건강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한 학교급식 개선 논의는 더 이상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급식은 어느 일방의 희생과 부담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역범위에서 주요 당사자들이 마땅히 책임지고 함께 개선해 나갈 일이다. 우리 지역학교급식 무엇이 문제인가의 작은 논의에서부터 출발해 중ㆍ장기적 개선과제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구체적 결실로 우리 지역에서 제철ㆍ지역농산물을 활용한 학교급식의 모범을 만들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장수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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