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반려묘 버리지 마세요” 죄책감에 시달리는 수의사들
“반려견·반려묘 버리지 마세요” 죄책감에 시달리는 수의사들
  • 장정훈 기자
  • 승인 2021.05.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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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전주천변 보행로에서 목줄을 한 견주와 목줄을 하지 않은 견주의 강아지들이 길을지나다 다투고 있다./김얼 기자
기사와 관계 없음. 전북도민일보 DB.

전라북도 내 동물보호단체 수의사들이 유기 동물에 대한 안락사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유기동물 안락사 대상은 치료방법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보호공간 부족 등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혀 일반 유기동물들에 대해서도 안락사 진행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수의사들의 고통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군산시 유기동물보호센터 안락사를 담당하는 수의사 A씨는 “처음 안락사를 진행했을 때는 그 정신적 고통에 잠을 자지 못해서 술에 의지 했다”며 “지금도 안락사를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면 모든 일과를 끝낸 후 마지막으로 진행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A씨는 “안락사는 유기동물들이 더 이상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 진행 한다”며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일반 유기동물들도 안락사 진행을 하는 상황도 생겨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호소했다.

2019년부터 최근까지 안락사를 진행한 유기동물 숫자는 2천118두로 전체 유기동물 1만8천543두의 15%에 달한다.

하지만 도내 20여 개 유기동물보호센터 등의 안락사를 진행하고 있는 수의사에 대한 정부의 심리 치료 등 대책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수의사가 해야만 하는 일 중 하나가 안락사지만 심리적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해결 방안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수의사들이 안락사로 인해 겪는 정신적 고통이 크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며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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