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이 주·정차 시설인가?’ 학부모들 교문 앞 주차 ‘심각’
‘스쿨존이 주·정차 시설인가?’ 학부모들 교문 앞 주차 ‘심각’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1.05.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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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주시 효자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주차한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어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최기웅 수습기자
10일 전주시 효자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주차한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어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최기웅 수습기자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을 주·정차 시설로 여기는 학부모, 시민들이 있어 스쿨존 내 어린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문제 해소를 위해 기존 8만원 부과하던 과태료를 최대 13만원까지 올렸지만 시민의식엔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10일 오전 8시 30분께 찾은 전주시 완산구 중산초등학교 정문 앞. ‘불법 주·정차 단속강화’라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정차 차량들이 빼곡한 상황이었다.

아이 등교를 위해 정문 앞에 차를 세우는 학부모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때문에 맞은편 골목길에서 정문으로 직진하는 아이들은 차량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는 모습이었는데 자칫 사고로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됐다.

아이의 등굣길 안전을 위해 일부 학부모의 경우 손을 꼭 잡고 학교 앞까지 배웅을 나오는 한편 일부 학부모는 학교 앞 불법 정차를 하는 등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던 학교 관계자(54)는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주차할 곳이 없다는 이유로 스쿨존에 불법 주차를 한다”며 “감시를 하는데도 쉽게 근절되지 않는 문제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이의 등굣길 배웅을 위해 학교 앞을 찾은 학부모 이모(40)씨는 “아침마다 정차된 차량 사이로 아이들이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제 아이의 안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학부모들도 많아 몇 번은 학교 앞에서 학부모들끼리 시비가 붙은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이어 “스쿨존에서의 과태료 부과액수를 올린다고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해소될지 의문이다”며 “시민의식이 절실한 문제 같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시민의식 부재는 전주시가 부과한 스쿨존 과태료 부과 건수만 봐도 잘 알수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전주지역 스쿨존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총 1만6675건이다. 지난 2018년(116건)과 2019년(2천268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는 1만1천605건이 단속되는 등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 3월까지 2천686건이 단속됐다.

경찰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들로 인해 어린이 교통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통학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한편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11일부터 시행되면서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를 하면 일반도로의 3배에 해당되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정차 위반 시 승용차(4톤 이하 화물차)는 8만원에서 12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승합차(4톤 초과 화물차)의 경우 주·정차 위반 시 현행 9만원에서 13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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