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떠나는 청년을 붙잡아라
전북을 떠나는 청년을 붙잡아라
  • 김윤덕 국회의원
  • 승인 2021.04.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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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250만명의 인구를 기록했던 전북의 인구가 2021년 179만 7,450명으로 줄어들었다. 전북 인구 180만 붕괴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최근 3년간 인구변화 추이를 보면 2018년 183만 6,832명, 2019년 181만 8,917명, 지난해 말 180만 4,104명에 이어 올해 179만 명 선으로 해마다 1~2만여 명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보다 심각한 것은 전북 도내 기초자치단체 대부분이 소멸위험 단계에 처했다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북지역 14개 시 ․ 군 중 지방소멸위험지역이 정읍, 남원, 김제를 비롯한 약 80%인 11개 시군이 소멸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북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20~30대 청년 인구의 타지역 유출을 꼽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와 교육 등의 인프라를 찾아 전북을 떠나게 되면서 혼인율과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지역 내 고령화를 앞당기면서 생산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쇠퇴라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전북은 그동안 떠나는 청년을 붙잡기 위해 출산장려나 귀농귀촌 지원사업 등 인구정책을 펼쳐왔다. 올해에만 1조 156억 원 규모의 인구정책 사업을 계획하고 저출산과 청년, 고령화 관련 생애주기 분야와 농촌활력, 다문화, 도시재생의 특화분야로 나눠 복합적인 인구문제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쏟아 부은 막대한 예산을 비롯한 정책적 노력의 성과물을 봤을 때 큰 변곡점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지방도시가 있다. 전남 순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순천은 광양·여수와 달리 대기업이 없어 청년 인구가 유입될 여지가 많지 않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청년인구가 오히려 늘었다. 순천이 주목받는 것은 실제 청년의 구미를 당길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순천시는 5개 분과에 지역 청년 50명이 참여해 청년정책 수립에 주도적 역할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호남권 최대 순천 창업보육센터 설립, 글로벌 웹툰센터 운영, 애니메이터 전문 인력 양성 등 청년 세대를 위한 순천만의 다양한 일자리 프로그램 운영과 취업 생태계를 조성하여 청년세대의 유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순천역 주변 등을 리모델링해 저렴한 임대료로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여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첫 번째 해법이 일자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년 일자리와 함께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정주여건 마련도 시급하다. 사회, 교육, 문화, 의료, 여가 시설을 확충해 떠나는 청년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1기 혁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생활 전반을 반영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 없는 인구유입 정책은 공허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동안의 청년 유입대책이 인구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졌다면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과감히 일자리와 정주여건 개선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방안을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여 그들이 필요한 것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북에 청년 인구를 유인할 방법이 건물만 새로 짓고 집값 올라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았지만 효과가 없었다면 청년들에게 ‘굳이 서울에 가지 않고 전북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묻고 배워 정책을 만들어내면 어떨까?

김윤덕<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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