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되고 싶었으나, 농부가 되지 못한 도시 아낙의 이야기가 시가 되고 책이 됐다.
류자 시인의 ‘땅 한 평 없어도 나는 농부다(대양미디어·1만원)’에 대한 이야기다.
시인은 남의 땅을 빌려 작은 텃밭을 일구기도 하고, 그마저 여의치 않을 땐 아파트 10층 베란다에 플라스틱 상자를 들여놓고 농사라고도 할 수 없는 채소들을 기른다.
그러면서 광합성이 부족해도 있는 힘껏 자라주던 푸성귀를 보면서 행복했던 순간, 뿌듯했던 만족감, 그럭저럭 좋았던 순간들을 시어를 통해 그려낸다.
이 책의 제목은 시의 소재이며 주제다. 고만고만한 도시인들에게 도시에서도 푸성귀를 기르고 가꿀 수 있다는 예시를 보여준다. 살다 보면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는 그리움 하나 있게 마련이고, 그것이 혹 시인과 같은 류의 것이라면, 땅 한 평이 있거나 혹은 없거나 한 누구라도 농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류자 시인은 “저에게 시골은 아니, 농사는 그리운 외할머니다.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기억 저편의 풍경들, ‘땅 한 평 없어도 나는 농부다’는 유년의 기억이 불러낸 내면의 한 부분이다”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들판을 누비던 도시의 농부들과 이 책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