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숙의 시가 꽃피는 아침> (50) 안재찬 시인의 ‘사월, 함성의 빛깔’
<강민숙의 시가 꽃피는 아침> (50) 안재찬 시인의 ‘사월, 함성의 빛깔’
  • 강민숙 시인
  • 승인 2021.04.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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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함성의 빛깔’

 

- 안재찬 시인

 

 

어쩌면 그럴 수 있니

한날한시에 불쑥 태어나

세상을 뒤집어 놓는 나뭇잎

빛깔의 옹알이 눈물겹구나

동토의 걸음일 듯 뒤뚱거리며

허방 짚던 색맹 한눈에 알아보고

단숨에 바로잡아

파랑치는 전사의 춤사위

심미안의 촉수 현란하구나

어쩌면 그럴 수 있니

뇌수에서 뽑아낸 기억의 줄기

혀의 뿌리로 이접하여

‘옳을 건 옳다’

‘아닌 건 아니다’ 딱부러지는

성상(性狀) 심장에서 꺼내 보여

돌팔매질 없는 단단한 누리

손뼉 치는 사월 뭉클 하구나

 

 

<해설>

오늘이 4.19혁명이 일어난 지 61년이 되는 해입니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환갑의 나이네요. 1960년 4월 19일 학생과 시민이 중심 되어 반독재와 싸워 이승만 정권이 12년 만에 무너졌으니까요. 4.19는 수많은 사람들을 공산당으로 몰고 가 무고하게 고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역사적인 민주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분명 사월은 우리에게도 잔인한 달이네요. 4월 16일은 세월호 7주기가 있었던 날이고, 오늘은 또 4.19혁명이 일어 난 날입니다.

이 시에서 “어쩌면 그럴 수 있니”는 두 차례가 나옵니다. “세상을 뒤집어 놓는 나뭇잎/빛깔의 옹알이 눈물겹구나(…) 단숨에 바로잡아/파랑치는 전사의 춤사위/심미안의 촉수 현란하구나”라고 하여 단숨에 세상을 바꿔놓은 전사의 춤사위에 대한 예찬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다음은 “어쩌면 그럴 수 있니”는 “‘옳을 건 옳다’/‘아닌 건 아니다’ 딱부러지는/성상(性狀) 심장에서 꺼내 보여”는 혁명의 희생이 일궈낸 아름다운 세상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럴 수 있니”에서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라는 질책도 포함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 빛나는 계절에 4월 19일의 함성에 잠시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사월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이겠지요.

 

강민숙 <시인 /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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