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7주기 ‘홀: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세월호참사 7주기 ‘홀: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4.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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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참사 7주기를 맞아 세월호 생존자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 ‘ 홀: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창비·1만7,000원)’가 출간됐다.

 세월호에서 학생 20여 명을 구해 파란 바지 의인이라 불리는 김동수 씨의 증언을 기반으로 세월호 생존자의 트라우마와 참사 이후의 삶을 그린 책이다.

 작품은 생존자 민용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제주 화물차 기사인 민용은 육지에서 일을 마치고 동료 기사들과 함께 인천항에서 제주행 세월호에 트럭을 싣는다. 안개가 짙게 껴 출항이 늦어지자 차를 빼서 목포로 향할까 고민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출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세월호에 탑승한다.

 다음 날인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아침 식사를 마치고 쉬던 중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어진다. 동료들과 구명조끼를 입고 갑판으로 올라가려던 차, “아저씨, 여기 좀 도와주세요!”하는 외침이 들린다. 세월호 선내 중앙의 홀은 배가 직각으로 기울어지면서 낭떠러지가 되었다. 민용은 소방호스를 이용해 홀에서 학생들을 끌어올렸다. 스무명이 넘는 학생을 구하고 본인도 구조되었지만 그날 이후, 민용은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다. 시간이 지나도 구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은 떨쳐지지 않았다.

 그에게 세월호의 기억은 깊고 어두운 구멍과도 같은 ‘홀’인 것이다.

 세월호의 도착지였던 제주에는 지금도 김동수 씨 같은 생존자가 24명 살고 있다. 다수가 그처럼 세월호에 트럭을 싣고 뭍을 오가던 화물차 기사로, 세월호참사 때 생계수단을 잃은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홀’은 김동수 씨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지만 그와 같은 세월호 생존자, 그리고 더 나아가 참사피해자의 삶을 그리며 사회가 재난과 그 피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이런 이야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다. 세월호 7주기, ‘홀’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이다.

 ‘홀’은 용산참사, 제주 강정마을 투쟁, 제주 4·3 등 한국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을 그려온 만화가 김홍모가 3년에 걸친 작업 끝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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