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카(VUCA)시대, 인재의 조건
뷰카(VUCA)시대, 인재의 조건
  •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 승인 2021.04.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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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맘 때가 되면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은행에서는 매년 신규직원 채용을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이지만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 속에서 지난 3월 필기시험과 면접전형을 무사히 마치고 최종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채용절차를 진행할 때마다 저렇게 많은 지원자 중에서 어떻게 좋은 인연을 찾아낼까, 또 그 인연을 어떻게 하면 잘 살려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조직의 입장에서 훌륭한 인재를 모시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어떤 직원과 함께 일하는가에 따라 그 조직의 명운이 좌우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마다 기업이 바라는‘인재상’을 정의하고 그에 부합하는 인재를 모시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최근 시대변화와 더불어 기존의 전통적인 인재상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가 지구촌을 습격하면서 인류 사회에는 ‘변동성’(volatil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과 ‘모호성’(ambiguity)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 단어들은 앞글자를 따 통칭 ‘뷰카’(VUCA)로 불린다. 이 용어는 1987년 미국 육군대학에서 최초로 제시한 개념으로, 2차 대전 후 소련의 붕괴로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라는 위험 요인이 사라지자 예측하기 어렵고 새로운 위험과 도전이 대두되는 환경을 설명하기 위해 생겨난 용어이다.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즉각적이고 유동적인 대응 태세와 경각심이 요구되는 상황을 나타내는 군사용어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살게 된 요즘은 아예 전 사회?문화에 걸쳐서 방대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제 세상은 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성이 기본이 되어버린 ‘VUCA 시대’가 된 것이다. 개인도 조직도 ‘VUCA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VUCA시대에 적합한 인재는 어떤 모습일까?

첫째로,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자존감이 뛰어나다.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자기다움이야말로‘VUCA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의 첫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자기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스스로 공부하고 준비하여 어떤 상황에도 지혜롭게 대응할 수 있는 자세,‘번아웃’(burnout)되지 않고 꾸준히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겠다. 이런 태도를 가진 인재가 조직에 있다면 그 기업은 든든히 세워져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셋째, 원만한 대인관계를 통해 조직의 화합을 이끄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진정한 인재다.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 전문성을 갖기란 불가능하다. 서로 생각을 연결하고 융합하는 시너지 창출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에 다 같이 함께하는 소통과 협업에 익숙한 겸손함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역량이 되었다.

넷째,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신속하고 통합적으로 구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새로운 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는 디지털 역량을 갖춘 사람이다. AI시대에 데이터의 중요성과 데이터기반 의사결정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고 이를 읽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역량을 갖추어야 하겠다.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인연(因緣)’에 보면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알지 못하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며, 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 줄 안다.” 라고 인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나온다. 살아가면서 좋은 인연을 단번에 알아보고 그 인연을 잘 살려낼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고의 인재는 쓰는 것이 아니라 모시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새 생명이 움트는 봄, 새봄과 함께하는 올해 채용에서 멋진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다. ‘VUCA시대’라는 위기의 시대를 기회의 시대로 멋지게 만들어 갈 인재를 모시고 싶다.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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