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인들 눈물의 호소
미얀마인들 눈물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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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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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심장 밑바닥에서/ 깊이 뿌리내린/피어오르는 장작처럼/우리 심장의 혈관은/끓고 다시 끓어오른다// 결코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

▼ 1988년 8월 8일 오전 8시 지금의 미얀마 양곤. 당시는 버마 랭군으로 시민들이 소위 ‘8888’항쟁이라 하는 쿠데타 군사독재정권 반대 시위에서 시인 ‘양나인툰’의 절규하는 통곡의 ‘8888’시다.

▼ 이날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의 독재에 대학생 등 승려·노동자·가정주부들까지 10만여 시민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정부군의 무차별 총질로 3천여 명의 시민이 숨지는 대 유혈사태였다. 군사정권이 국내·외적으로 추락한 이미지를 바꾼다며 1989년 버마를 미얀마로 수도 이름도 랭곤에서 양곤으로 바꿨다.

▼ 하지만 민주화운동 지도자로 노벨 평화상도 수상한 아웅산 수치를 계속 가택 연금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갔다. 2007년에는 승려들과 군사정권이 연료 가격을 대폭 올려 살림 허리띠를 바짝 조이게 된 서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역시 정부군의 무자비한 총질로 30여 명이 숨졌다.

▼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83%가 넘는 의석을 차지하자 군부가 부정선거라며 쿠데타를 일으켜 문민정부 출범 5년 만에 30여 년 전으로 시계 칩을 돌려놓은 것이다.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군부의 총탄에 550여 명 이상 숨졌다. 이 중 46명이 어린이들이라고 한다. ‘미얀마를 지켜주세요’ 미얀마인들의 절박한 호소다. “물소 두 마리가 싸우면 풀만 짓밟힌다”는 미얀마 속담처럼 지금 민초(民草)들만 짓밟히고 있는 미얀마인들의 눈물의 호소가 가슴을 저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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