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문화 이대로 좋은가
선거 문화 이대로 좋은가
  • 정성수 시인
  • 승인 2021.04.0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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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거철만 돌아오면 세상이 들썩거린다. 대선 때면 전국이, 지방선거나 보궐선거 때면 각 지방이 난리 속이다. 후보자들은 공명선거와 정책선거를 하겠다고 손을 잡고 웃으면서 사진도 찍는다. 웃는 얼굴 뒤에 숨긴 흑심은 금방 탄로가 난다. 각종 유언비어와 흑색선전만 봐도 그렇다.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네거티브 선거전을 치른다. 땅을 사 감췄느니, 비리에 연류 됐느니, 성추행·성폭행 전력이 있느니, 부도덕 하다느니 듣기 민망한 말들을 쏟아낸다. 선거를 전쟁에 비유한다고 하지만 얼룩진 선거는 누가 봐도 이해불가다.

  후보자들이 갖춰야 할 기본은 정책과 비전 제시다. ‘나를 뽑아 주세요’가 아닌 ‘나는 이런 정책을 구현하겠소.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하다면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겠소’라고 해야 맞다. 뿐만 아니라 상대의 정책이나 비전을 비판하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뿐이다.또한 상대방의 인격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성현군자가 아닌 이상 참을 수 없다.

  이 기회에 후보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 ‘당선만 시켜주면 아무리 궂은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라며 읍소를 하면서 유권자들을 하늘같이 떠받들다가 선거가 끝났다 하면 언제 봤느냐는 듯이 돌아서지 말기를 부탁한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는 옛말이 있다.

  선거 유세장만 해도 과하다. 연단을 만들고 스피커를 몇 개씩 매달아 소음 공해를 일으켜 시민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거기다가 선거운동원들은 구호를 연호하면서 피켓을 흔들어댄다. 대형 전광판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요즘같이 TV, 핸드폰, 인터넷 등이 발달한 세상에, 거기서 공약을 확인하고 적임자를 선택하면 경제적이면서 질서 정연한 선거를 치룰 수 있다. 부언한다면 코로나 재난문자도 모바일로 받는 시대에 현수막·종이공보물·선거복 등이 선거에 꼭 필요한지 생각해 볼 일이다.

#2 재보궐선거가 막바지에 왔다. 서울과 부산을 비롯해서 전국 21개 선거구에서 현수막과 공보물이 길거리에 넘쳐난다. 읽는 사람은 없어 무용지물에 가깝다. 보도에 의하면 서울에서만 약 ‘1만 2700개’의 현수막이 사용된다고 한다. 명함, 어깨띠, 벽보와 선거복, 투표장에서 사용하는 비닐장갑 등을 포함하면 수많은 쓰레기가 발생한다. 폐현수막은 무려 920여 톤으로, 한 줄로 이으면 127km나 된다고 한다. 부산을 비롯해서 타 지역 까지 감안한다면 말 그대로 ‘쓰레기와의 전쟁’이다. 문제는 고물상도 안 받는다는 데에 있다. 지자체에서 폐 현수막 재활용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효과는 미미하다. 방법은 있다. 현수막 설치를 금지하고 현수막에 게시할 문구를 선관위에서 일괄적으로 문자나 카톡 등으로 유권자에게 반복적으로 발송해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모든 후보자들이 동등하고 공평하게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환경단체들은 녹색선거 캠페인을 전개한다. 홍보물은 재생지를 사용하고, 인쇄 도수를 줄이고, 현수막은 게시 후 수거해서 장바구니 등으로 재활용하자는 것이다. 외에도 선거 중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말고, 선거복도 뒤집으면 운동복이나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도록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만 얼마나 지켜지는가? 의문이다. 현재와 같이 쓰레기를 양산하는 선거 방식이 맞는 것인지 고민할 때가 왔다.

 

정성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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