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에 산다] (19) 千年의 秘密 벗기기에 온힘…益山중학교 교감 宋祥圭씨(송상규)
[보람에 산다] (19) 千年의 秘密 벗기기에 온힘…益山중학교 교감 宋祥圭씨(송상규)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1.04.03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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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百濟문화 재조명
死藏된 유물 1천여점 수집
益山의 歷史的가치 정립에 공헌

 이고장 古代先人들의 숨겨졌던 찬란한 문화유산들을 수집·보관하는가하면 그 역사적가치를 연구하여 全北道民의 자존심을 높여온 百濟의 한 후예가 있다.

 백제의 옛터인 益山군 金馬면 동고도리에 눌러 살면서 특히 백제시대에 있어서의 익산지방의 역할등을 연구, 향토문화발전에 정성을 쏟고 있는 宋祥圭(송상규·59) 익산중 교감.

 宋교감은 지난 1953년 國史교사로 부임하면서부터 그동안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한채 내팽겨쳐져 왔던 백제문화연구에 몰두, 三國時代 문화중 백제문화가 가장 찬란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특히 백제시대에서의 익산의 가치정립에 큰 몫을 해왔다.

 지금이야 익산군 금마지방이 백제의 別都였다는 학술적 연구가 깊이 있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宋교감이 익산군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연구활동을 시작할 당시만해도 고작 朝鮮말엽 지리학자인 古山子 金正浩가 그의 저서 大同地志에서 주장하고 있을 정도였다.

 宋교감은 이같은 歷史기록을 고고학적으로 증거하기 위한 유물을 수집하는 한편, 외롭게 학술적 노력까지 기울여 왔다. 그결과 익산지방이 백제시대의 중요한 행정지역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宋교감은 金馬지방의 지형, 자신이 수집해온 기와조각 연구, 그리고 이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유적에 대한 口傳을 종합, ‘百濟古都의 가능성’이란 논문을 발표, 금마가 백제 武王때의 別都였다는 주장을 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고 그의 주장은 이제 거의 通說로 인정받고 있다.

 금마를 중심으로 한 익산군의 王宮, 삼계, 함열면과 삼례읍의 반경 5~6km에는 백제의 별도였음을 보여주는 충분한 文化유산들이 後人의 관심을 기다리며 1300여년동안 김? 잠에 빠져왔었다.

 宋교감이 이 역사의 수면을 깨뜨리고 世人의 관심을 촉발한 것이다.

 “한반도 古代문화의 白眉인 백제문화가 위정자들의 정책적 편견에 의해 死藏(사장)되고 있는 것을 보다못해 정부나 학계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東國輿地勝覽(동국여지승람) 등 문헌들을 검토, 연구하고 유물수집에도 노력해왔습니다”

 이같은 동국여지승람의 歷史찾기 작업은 당시 이학교 교장이었던 故 蘇병돈씨의 적극적인 뒷받침에 힘입어 가능했단다.

 사람은 어디에 있든 그 자취가 분명해야한다는 蘇교장의 평소 가르침을 받고 국사교사로의 자취를 남기기 위한 최소한의 일로 생각해낸 것이 고장의 문화유물수집·보존이었다.

 그의 끈질긴 노력에 의해 1천여점의 유물이 모아졌으니 동료들로부터 ‘문화재 수집광’이란 별명을 얻은 것은 마땅하리라.

 宋교감의 열의는 학교측의 후원을 얻어내는데 충분하여 국사시간을 이용, 학생들과 함께 익산지방에 산재해 있는 유물찾기에 나섰는가 하면 학생들이나 주민들이 모아온 유물들을 사들이는데 학교측의 배려도 받았다.

 이렇게 수집된 유물들은 학교측으로 부터 할애받은 25평 교실 1칸짜리 향토관에 보관되어 宋교감의 보살핌을 받으며 연구대상이 되는가 하면 학계나 주민들의 백제연구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이 향토관에는 上古의 靑銅器시대의 것을 포함, 李朝자기까지 다양한 유물들이 보관되어 있으며 특히 문양연구에 큰 도움을 주는 瓦片(와편·기와조각)은 상당량이 모아져 있어 모두 500여점에 이른다.

 그러나 宋교감이 수집해온 것은 모두 1천여점. 이중 500여점은 지난 1970년에 있었던 불의의 화재로 불타 없어졌다.

 그는 소중한 역사의 파편들이 자신의 관리 소홀로 불탔다고 자책하며 지금도 못내 아쉬워한다.

 百濟문화의 탁월성은 지난 1975년 원광대에 馬百연구소가 설립되어 본격 연구활동에 들어가면서 베일을 벗었지만 이 연구소의 활동에 宋교감이 수집해온 유물 및 그의 연구업적이 크게 도움을 주었다.

 특히 민속경연대회에서 지난 1976년과 1984년 두차례에 걸쳐 국무총리상과 문교부장관상을 각각 수상한 ‘익산 旗歲拜(기세배)놀이’는 宋교감이 전해 내려오는 구전과 문헌을 조사하여 발굴해낸 全北지방의 대표적 민속놀이다.

 
 김화택 記
 김재춘 옮김
 1989년4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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