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영화는 계속된다…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본선 진출작 10편 발표
새로운 영화는 계속된다…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본선 진출작 10편 발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3.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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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올해 한국 독립·예술영화를 이끌어 갈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공개했다.

 2020년 1월 이후 제작된 영화 가운데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선보이는 ‘한국경쟁’ 섹션에 진출할 최종 상영작 10편이다.

 이들 작품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2월 1일까지 진행한 공모를 통해 접수된 총 108편 가운데 약 10대 1의 경쟁을 뚫고 최종 선정됐다. 올해 출품된 108편 중 상당수는 세상의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온 한국 독립영화다운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선정작 가운데는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영화 3편이 눈에 띈다.

 정재익, 서태수 감독의 극영화 ‘복지식당’은 중증 장애인 판정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 관련 제도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류형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코리도라스’는 장애인이자 시인인 남성 박동수 씨의 삶을 조용히 따라가며 그 내면의 풍경을 드러낸다. 변규리 감독의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은 성소수자와 그 부모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냄으로써 최근 변희수 전 하사의 비극적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한국 사회에 현존하는 여러 문제를 소재로 삼은 작품들도 이름을 올렸다.

 홍성은 감독의 ‘혼자 사는 사람들’은 콜센터 직원인 진아의 삶을 통해 코로나 시대 속에서 더욱 늘어가는 홀로족의 삶을 반영한 작품이다. 허정재 감독의 ‘첫번째 아이’는 여성, 그중에서도 첫 아이를 낳은 기혼 여성 정아의 삶을 보여주며 대한민국 여성의 평범한 욕망이 얼마나 실현되기 어려운 일인지를 풀어낸다. 황준하 감독의 ‘인플루엔자’는 한때 뉴스를 뜨겁게 달궜던 간호사들의 태움을 소재로 삼아 그 과정과 결과를 구체적이고 촘촘하게 그려낸다. 감정원 감독의 ‘희수’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산업재해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노동자로서 존재감 없이 살아가는 한 여성의 흔적을 좇는 작품이다.

 청춘의 삶을 저마다의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들도 있다.

 이정곤 감독의 ‘낫아웃’은 고교야구 유망주였던 광호가 야구선수로서 좌절을 겪고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과 방황을 다뤘다. 우경희 감독의 ‘열아홉’은 어렵게 살아가던 열아홉 소녀 소정이 엄마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숨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재은, 임지선 감독이 작업한 ‘성적표의 김민영’은 삼행시 클럽이라는 모임을 함께했던 고등학교 3학년 정희와 민영이 졸업과 동시에 겪게 되는 관계의 변화를 독특한 감성으로 보여준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한국경쟁에는 유난히 첨예한 사회 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출품됐다”며 “부조리와 모순을 폭로하고 소외된 이들을 보듬는 작품들이 영화적으로도 뛰어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팬데믹 사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만들어 보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전주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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