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윤석열, 대선의 태풍 속에서 살아남을까?
검찰총장 윤석열, 대선의 태풍 속에서 살아남을까?
  • 이정덕 전북대 교수
  • 승인 2021.03.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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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현 정권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법치, 정의, 상식을 파괴하고 있는 것처럼 극단적인 비판을 하며 검찰총장을 사퇴하였다. 검찰수사권을 박탈하면 한국에서 부패가 판치게 될 것이다. “헌법정신과 법치주의가 파괴되고 있다.”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힘을 다하겠다.” 지난 8월에도 문정권이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한다는 식으로 말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야당 후보의 대선 출정식에서나 할 발언 이어 윤석열은 스스로 대선의 태풍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제 윤석열은 수도 없는 정치적 태풍과 혹독한 검증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를 잘 헤쳐나가며 국민의 지지를 확대하여 야당의 후보가 되고 대통령에도 당선될 수 있을까, 아니면 지지를 잃으면서 오락가락하다가 태풍에 휩쓸려 익사하게 될까?

검찰총장 사퇴 후 바로 정치에 참여하면 정치를 위해 검찰총장직을 활용한 것이 되어 비판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사퇴 후 바로 정치활동에 뛰어들기는 어렵다. 따라서 4월 7일 서울과 부산 시장의 보궐선거 뒤에나 정치활로를 개척해나갈 것이다.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계속 민주당에 뒤지고 있어, 강경보수 이미지가 강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은 윤석열에게도 위험부담이 크다.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크게 앞서 있던 강경보수의 나경원이 100% 시민여론조사에서는 중도파 오세훈에게 크게 패했다. 이번 경선에서 국민의힘이 일반국민들에 비해 강경보수에 가깝고, 일반국민들은 중도파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따라서 윤석열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보다 반문재인을 총결집하기 위해 보수와 중도를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특히, 4월 보궐선거가 끝나면 대통령 선거 국면으로 넘어가게 되어, 야당은 크게 요동을 치며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야당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안철수, 홍준표 등이 모두 국민의힘 밖에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독자적으로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오세훈이 서울시장이 되지 못하면 더욱 그럴 것이다.

국민의힘은 정계개편에서 밀리는 순간 와해될 가능성이 높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당을 재편하려 할 것이고, 윤석열과 안철수 등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어떻게든 중도를 아우르는 당으로 재편하고 국민의힘에 주도권을 주지 않으려고 하여, 이들의 치열한 샅바싸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이 샅바싸움의 과정에서 윤석열이 어떠한 리더십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평범한 대선 후보가 될 것인지 아니면 계속 강력한 대선후보로 남을 것인지가 드러날 것이다. 그 후 윤석열이 통합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조선일보나 중앙일보와 같은 보수언론들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지만 몇 번 발언이나 행동을 잘못하거나 과거의 잘못이 드러나 지지율이 떨어지면 조직이 없는 윤석열은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윤석열이 통합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더라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제까지 윤석열의 지지율은 문재인 정권과의 싸움의 결과였다. 문정권과의 싸움이 격렬해지면 지지율이 올라가고 싸움이 약해지면 지지율이 떨어졌다. 윤석열은 앞으로도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문정권을 심하게 비판하고 보수언론은 이를 적극 보도할 것이다. 하지만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현정권 비판을 넘어서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동안 윤석열은 문정권과 싸우는 이미지는 있지만, 어떻게 국민들의 삶을 개선해줄 것인지에 대한 이미지는 없다. 헌법, 법치, 정의, 부패가 국민에게 그렇게 와 닿는 메시지가 아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려면 국민의 삶을 진정으로 개선해줄 것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에는 그의 경력은 너무 검찰 중심이고, 대통령 경선이나 선거까지의 시간도 생각보다 짧다.

이정덕<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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