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기 이전에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이다
공무원이기 이전에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이다
  • 송상재 전라북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 승인 2021.03.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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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재 전북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송상재 전북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지난 2월 24일 충남도 공무원노조가 ‘갑질’을 이유로 미래산업국장실을 폐쇄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갑질피해 공무원에 의하면 “보고를 들어가면 국장이 인신 모독성 발언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문서를 던지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자괴감이 들어 퇴사하고 싶은 생각이 수차례 들었다“는 투서 등 갑질로 공무원들이 힘들어하는데도 개선방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아울러 서울시는 지난 2011년 10월부터 2018년까지 7년 동안 하위직 공무원만 1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8일 서울시 7급 공무원이 20대 젊은 나이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다.
 

 더이상 관망 할 수 없는 절박함

 전북도청도 급속하게 젊어지고 있다. 20~30대 비율이 전체 공무원 대비 28%(현원 1,873명 중 524명)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밀레니엄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 와 Z세대(1995년 이후 출생) 신규 공무원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이 바라보는 공직사회와 간부 및 기성세대가 바라보는 시각이 확연히 다름에도 일부 기성세대들은 “젊은 공무원들이 고생을 안 해봐서 그런다, 나때는 이것보다 더 힘들어도 참고 일했다” 볼멘소리를 한다. 그러나 이제는 바뀐 상황에 맞춰 행동이 변해야 한다. 시대가 변하면 우리도 변화한 시대에 적응하며 발전해야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조직의 활력만 저하될 뿐이다.

 점심식사 당번제로 부서장 모시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불철주야 방역의 주체가 되어준 직원들인데도 내 휴가도 상사 눈치보기 및 직장 내 폭언 및 갑질 등 공무원 조직 내 자리잡은 여러 낡은 관행이나 문제들이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낡은 관행은 새내기 공무원에게는 큰 부담과 상처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

 특히 경직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는 오직 도민들만 바라보고 봉사하려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뿐만 아니라 신명나고 활기찬 조직문화로 변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하여 결국은 도민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노·사 함께 조직문화개선프로젝트 시동

 하위직 공무원이 자살할 때마다 “새로운 직장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하나도 변하지 않고 비극적인 자살이 전국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처럼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노사가 함께 조직문화개선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나가야 한다.

 첫 번째 낡은 관행들은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자”

 상명하복(上命下服)을 근간으로 한 경직된 조직 문화, 부서장 모시기 및 휴가 사용 시 간부 눈치보기 등 근본적인 해결점을 마련해가야 한다.

 두 번째 성추행·성희롱·폭언·갑질을 한 간부 등에 대해 강력한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하여 공직사회에서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행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본인이 행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원 마음건강 관리, 심리 검진, 직무 스트레스 해결 방안 등을 복지차원의 지원도 마련해야 한다.

 공무원이기 이전에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이다.

 장강(長江)의 도도한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듯 이제는 밀레니엄세대와 Z세대가 ‘아름다운 山河 웅비하는 생명의 삶터, 천년전북’을 이끌어갈 중추적인 역할을 맞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들도 공무원이기 전에 각 가정의 소중한 아들과 딸들이다.

 근본적인 조직문화 자체를 바꿔 젊은 세대들이 한바탕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운동장을 마련해 주는 것도 간부 등 선배 공무원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 본다.

 송상재 <전라북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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