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산책] (26) 복잡한 호칭들
[바른 우리말 산책] (26) 복잡한 호칭들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1.02.26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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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부가 신혼 때 형님 집에 저녁 먹으러 갔다가 생긴 일이다. 형수가 시동생을 보고 “서방님 숟가락 좀 놔주세요!”라고 했는데 시동생은 들은 체도 않는다. 그러자 다시 “서방님! 바쁠 때는 도와주세요.”해도 멍하니 바라본다. 진짜 서방과, 서방님이 누군지 모르는 시동생은 멈칫거렸다. 그러자 형님이 웃으면서 “도련님이 놓으시라구요!” 하시면서 ‘도련님’이 결혼하면 높여 불러서 ‘서방님’ 되는거다. 하셨다. 남편 남동생은 결혼 전에는 도련님이고, 결혼 후에 높여 부를 땐 서방님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처럼 호칭이 많은 나라도 없다. 우리도 미국처럼 uncle(아저씨) 과 aunt(아주머니)로 통일되면 좋으련만 혈족 간에 거리를 표시하기 위하여 우리는 촌수라는 계산법을 사용한다. 촌수는 친족과의 거리로써 숫자가 크면 더 먼 관계가 되며 이를 호칭으로도 부른다.

조상으로부터 자기에게 내려오는 혈족을 직계존속이라고 부르며, 자신으로부터 내려가는 혈족을 직계비속이라고 하고 옆으로 가는 혈족을 방계혈족이라고 한다. 직계존비속은 한 대에 1촌씩을 더하고 방계혈족은 한 대에 2촌씩을 더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와 나는 1촌이고 형제는 2촌이 되며 아버지의 형제는 1촌에 2촌을 더해서 삼촌이다.

그래서 아버지나 어머니 형제의 직계비속과는 사촌지간이 되며 고모의 자식은 고종사촌, 이모의 자식은 이종사촌, 어머니 형제의 자식과는 외사촌이 된다. 아내 오빠의 아내는 자신보다 연장자이면 ‘아주머니’로 부르고 나이가 어리면 ‘처남댁’이라고 부른다. 아내의 언니는 보통은 ‘처형’이라고 부르지만 친근하게 ‘oo이모’라고도 부른다. 아내의 언니나 여동생의 남편은 연장자인 경우 ‘형님’이라고 부르고 어리면 ‘동서’라고 부른다.

남편의 가족 호칭은 남편의 형은 ‘아주버님’, 그의 아내에게는 ‘형님’이라고 호칭한다. 남편의 남동생은 높여서 부를 때는 ‘서방님’이라고 부르고 어리면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그 아내는 ‘동서’라고 부른다. 남편의 누나가 연장자이면 ‘형님’이라고 부르고 어리면 ‘시누이’라고 하며 그 남편은 보통은 ‘아주버님’이라고 부르지만 편하게 부를 때는 ‘oo고모부’라고도 부른다.

남편 여동생은 ‘아가씨’라고 부르며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는 ‘시누이’라 하고 그 남편은 ‘서방님’이나 ‘고모부’로 호칭한다.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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