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준숙 명창, 유관순 서거 101주기 추모 창작판소리 동초제 ‘유관순 열사가’ 공연 선봬
성준숙 명창, 유관순 서거 101주기 추모 창작판소리 동초제 ‘유관순 열사가’ 공연 선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2.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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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발견된 유관순 열사의 이화학당 재학시절 사진을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우리가 아는 죄수복 차림의 유 열사와는 전혀 다른 해맑은 소녀가 거기 있었습니다. 얼마나 고문을 했으면 사람을 그토록 변하게 만들었을까요? 열여섯 꽃다운 애국심을 총칼로 난도질한 그들을 저는 휴매니즘의 이름으로 고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판소리는 제 무기입니다.”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적벽가) 성준숙 보유자가 비장한 각오로 돌아오는 3월 1일, 특별한 공연을 준비한 이유다.

 성준숙 보유자가 유관순 열사 서거 101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2시 행원에서 창작 판소리 ‘유관순 열사가’를 선보인다.

 유관순 열사가는 광복 직후 창작된 애국 판소리다. 열사 유관순(1902~1920)의 성장과 만세 참여, 서대문 감옥에서의 순국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유관순 열사가는 희로애락이 고루 섞인 전승 판소리 다섯 바탕에 비해 순국과 애국이라는 뚜렷한 사건과 주제를 지닌 작품이다. 여기에는 해학이나 서정이 섞일 여유가 없다. 특히 서울과 천안 아우내장터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대목에서는 소리꾼과 청중이 일체되어 만세를 부르는 등 애국적 정열과 감동이 가득하다.

 유관순 열사가는 박동실제와 동초제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날 공연은 동초 김연수 작창의 동초제 바디로 진행된다.

 동초제의 정통을 사사한 명창으로서 동초제 유관순 열사가를 보존·계승하며, 한·일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자 이번 공연을 준비한 것이다. 공연은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된다.

 성준숙 보유자는 동초 김연수(1907~1974), 운초 오정숙(1935~2008)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가지고 있으며,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동초제로 완창했다.

 그는 유관순 열사가를 오정숙으로부터 직접 배운 유일한 제자이기도 하다. 그간 유관순 열사가를 두 차례(1995년 전주, 2006년 대전) 완창했으며 이번이 세 번째로 볼 수 있다.

 성준숙 보유자는 성음과 박자가 정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여자 명창으로 드물게 판소리 적벽가로 문화재 지정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70대 중반의 노령임에도 2시간 30분에 이르는 적벽가를 완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박상주 고수(정읍시립국악원 교수)가 북채를 잡는다. 김청만 명고를 사사한 박 고수는 정박 위주의 정통 고법을 구사한다.

 공연이 이뤄지는 행원(전주시 완산구 풍남3길 12)은 전주미래유산 18호로 지정된 공간이다. 지난 1938년 개원한 전북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판소리 공연에 적합한 한옥 구조 건물이다. 이날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지만, 관람을 원하는 일반인은 공연장 유리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성준숙 보유자는 “이 공연은 애초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기에 맞춰 지난해 기획했으나 역병 코로나19 때문에 미뤄지게 된 것이다”며 “결국 못하고 마는 것 아닌가 걱정했으나 성사가 돼 무척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다. 아무쪼록 유관순 열사의 의기로 국가적 혼란과 미증유의 역병을 힘차게 이겨내시길 빈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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