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교육과 기부문화
유대인의 교육과 기부문화
  • 고재찬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 승인 2021.02.25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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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의 0.2% 정도의 그야말로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노벨상의 22%가량을 수상하고 있는 민족이 유대인들이다. 그뿐 아니라 그들은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등 이 시대의 모든 분야에서 단연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와 유대인의 교육열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녀 교육열이 더 높다는 평가이지만 열성적인 교육열에 비해 학업성취도면에서 보면 유대인은 물론 중국 등에도 밀리고 있다고 한다. 지능지수를 보면 유대인의 평균IQ는 95 한국인은 106으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가 높은 편이지만 포춘 지에서 선정한 500대 기업 중간간부의 한국인 비율은 0.3%, 유대인은 41.5%로 나타나고 있어 우리나라의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면 유대인들은 교육의 주안점을 어디에 두고 있을까? ‘탈무드’의 저자 마빈 토케이어는 “무한 경쟁 학습을 멈추고 진짜 창의력을 키우는 질문 교육을 시작하라”고 제언하고 있다. 탈무드는 유대인들에게 고대부터 전해오는 규율이나 전통, 지혜 등에 대하여 율법학자들의 해설을 모은 것으로 그들의 생활 규범으로 삼고 있으며 실제로 돌 무렵부터 부모님들이 베갯머리 독서로 시작되어 평생에 걸쳐 읽고 되새기고 사색하는 그들의 ‘인생 교과서’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암기나 성적위주의 교육보다는 ‘스스로 질문을 찾아내는 질문의 능력’을 높이고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유대의 부모들은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에게 오늘 무엇을 배웠느냐고 묻지 않고 오늘 선생님께 무슨 질문을 했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다시 말해 스스로 질문을 찾아낼 줄 알아야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사면의 벽을 책으로 채우라며 어릴 때부터 책을 읽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여 주라는 말도 나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또 ‘물고기를 주어라 한 끼를 먹을 것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평생을 먹을 것이다.’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는 탈무드식 자녀교육이 잠깐은 느리고 서툴더라도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방법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13세에 성년식을 치르고 이른 독립을 준비시키면서 빠른 경제교육을 가르치고 있으며 함부로 약속하지 않아야 하지만 약속했다면 반드시 지킬 것을 교육하기도 한다. 그들의 인성교육을 보면 정직이 최고의 무기임을 가르치고 있으며 검소한 삶이 아름답다는 것, 기부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게 하는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의무를 가르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실제 미국 기부금의 45%가 유대인에게서 나온다는 통계가 있는데 자기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기부서약(Giving Pledge)’운동은 일찍이 유대인 억만장자인 데이비드 록펠러가 시작했다고 한다. 유대인 학교의 학생선발 기준도 기부와 사회봉사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어릴 때부터 남을 돕고 배려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도 요즈음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있어 바람직하다는 생각인 동시에 멋지다는 생각을 함께해 본다.

먼저 카카오에서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했는데 무려 5조원 이상이라고 하여 우리나라 최고기업의 기부액보다 17배가 넘는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배민 창업자가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여 세계적인 기부클럽인 The Giving Pledge의 한국인 최초등록자가 되기도 하였다. 마음을 다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탈무드에서의 ‘사회 공헌을 자아실현의 목표로 삼아라.’는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기부를 실천하는 모습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이쯤 되면 많은 분이 그들은 돈 많은 사람이니까 한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는 해당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 과연 그럴까? 작은 규모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하는 기부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기가 가지는 재능을 기부한다든지 말이다. 적은 규모라 하더라도 모이면 태산이 되는 법이다.

우리의 교육이 새 학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하기를 바라고 기부의 문화가 더욱 확산되어 살기 좋은 이 나라,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밑거름이 되어 밝고 맑은 희망으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부터 작은 것 한 가지라도 기부를 실천하는 새로운 출발의 시간이 되어봐야 하겠다.

고재찬<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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