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전북문학기행 23. 문학의 고장 전북을 위해 데이터베이스 축적이 절실하다
<결산> 전북문학기행 23. 문학의 고장 전북을 위해 데이터베이스 축적이 절실하다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1.02.2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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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북초등학교의 가을 / 전북도민일보 DB
진북초등학교의 가을 / 전북도민일보 DB

2020년 4월 5일 시작한 전북문학기행이 어느새 한 해를 넘겼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작가들의 인터뷰를 따라 네비게이션에도 잘 드러나지 않는 도내 작은 마을들과 옛 도심을 찾아다녔다. 문장과 비유로 묘사한 전북의 장소들을 찾아다니는 일은 외롭고 막막했다. 그러나 그 장소들 앞에서 책을 펼쳐들 때면 작가들의 생각들이 눈 앞의 풍경과 겹쳐져, 문학이 단순한 단어의 조합으로 끝나지 않음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전북문학기행에서는 총 22편의 작품이 연재됐다. 소개된 작품 중 대체로 시가 가장 많았으나 이는 장르적 특성상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쉬웠다는 점을 들어야 할 것이다. 소개된 작품들은 대체로 작가들의 옛 기억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으나 이와 별개로 그 추억들이 현재와 맞물리면서 연출하는 모습 역시 인상깊었다. 지역별로는 전주시(9)가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군산시(2), 남원시(2), 순창군(2), 임실군(2), 진안군(2), 부안군(1), 완주군(1), 익산시(1) 등이었다. 여기서 많이 소개 되었다고 전북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다만 첫 연재에서 밝힌 기획의도‘도내의 최근 작품’을 소개한 결과로 본다면, 전주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와 별개로 도내 작가들의 데이터베이스 정리 부분을 파악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었다. 전라북도문화재단의 ‘들어라 전북 산천은 노래다’라는 서적을 제외하면 현재 도내 기관 중 도내 출신 신인 작가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정리는 요원했다. 문학단체들 역시 해당 문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자료들만을 가지고 있거나, 유명 작가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결국 문집 및 기존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읽어보며 모래밭에서 유리조각 찾듯 작가들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해당 작가들 모두 취재에 응해 이 연재가 가능할 수 잇었다.

앞서 언급한 현황과 문제를 다시 얘기하자면, 도내 지역 작가에 대한 관심과 육성이 너무 부족하다.‘지역작가’라는 말은 구태의연하고 무시받아야 할 것이 아닌, 각 지역의 문학을 성장시키는 존재들이다. 이들에 대한 관심 부족은 도내 문화 육성에 큰 장애이지만, 이에 대한 도내 문화재단이나 문학단체들의 접근도 미약하다.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이라도 언론에 노출된 작가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정리한다면, 우리 지역 출신 문학가가 부족하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각 지역별로 문학 환경 조성의 차이도 매우 컸다. 작가들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작가들은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창구가 부족하며, 접근성 부분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특히 현재 수도권에 올라간 작가들보다 도내에 거주한 작가들이 많이 소개되지도 못하고, 독자를 만날 접점도 부족하다는 것은 인재 유출의 가속화처럼 느껴졌다. 지자체의 문화기관에서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1년 동안 전북의 사계에서 문학은 가장 먼저 변화를 알리는 새싹 또는 낙엽처럼 다가왔고, 1년간의 문학기행은 여기서 발길을 잠시 멈춘다. 그러나 전북의 문학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고, 전국 독자들의 마음에 와닿을 것을 믿는다. <끝>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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