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중소기업이 만들어낸 백신 주사기의 마법
군산의 중소기업이 만들어낸 백신 주사기의 마법
  • 신영대 국회의원
  • 승인 2021.02.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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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한 중소기업에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최소 잔량 주사기를 만드는 ‘풍림파마텍’이 그 주인공이다.

풍림파마텍은 지난해 주사기의 몸통과 바늘 사이 공간을 줄여 투약 후 버려지는 백신 잔량 손실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주사기를 개발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 주사기를 사용하면 일반 주사기로는 5회분밖에 주사할 수 없는 코로나19 백신 1병으로 6회분 이상 주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주사기의 경우 1회당 84마이크로리터의 주사액이 잔량으로 남아 버려졌는데, 풍림파마텍의 주사기는 이를 4마이크로리터까지 획기적으로 줄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해당 주사기를 사용하면, 기존 주사기로 1억 명에게 주사하는 백신량으로 1억 2,000만 명에게 주사할 수 있어, 코로나19 백신을 20% 추가 증산하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K-방역의 국제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인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풍림파마텍의 기술력을 보고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투입을 발 빠르게 결정한 바 있다.

중기부는 방역 물품 패스트트랙 절차와 금융권 스마트공장 전용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행정과 자금면에서 신속하게 도움을 주었다.

중기부와 중소기업 상생 협력 활동을 함께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역할도 컸다. 삼성전자는 제조 전문가 30여 명을 투입해 주사기 사출 생산성을 5배 향상하고, 주사기 자동조립 설비도 지원했다.

한 달 만에 시제품 생산부터 양산 설비 구축 등 스마트공장 생산라인을 완비하는 성과를 냈고, 그 결과 풍림파마텍의 주사기 생산량은 월 400만 개에서 1,000만 개로 2.5배나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외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에 풍림파마텍 주사기는 주사 과정에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갖춰야 하는 안전보호가드 및 주사침에 대해 지난 6일 식약처로부터 국내 사용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허가도 받았다.

기술 혁신과 스마트공장화를 통해 군산의 한 중소기업이 만든 국산 코로나19 백신 주사기가 세계로 나가는 수출길이 열린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스마트공장이다.

풍림파마텍은 스마트공장 도입을 통해 양산에 필요한 금형과 사출 생산성, 자동화 조립 분야뿐만 아니라 원자재 소싱부터 공장 운영까지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일궈내며 세계 선두에 서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제조 역량을 끌어올리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은 지난해 말까지 2만여 곳에 육박한다. 문재인 정부가 제조혁신을 이끌기 위해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 개 구축을 목표로 중소기업 제조 강국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 2년여 만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ICT를 기반으로 하는 실시간 주문 생산방식 등이 확산하며 스마트공장의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의 제조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스마트공장으로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는 중소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지금 경제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전통 주력 제조업이 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군산도, 전북도, 대한민국도 모두 마찬가지다.

제조혁신의 주체인 중소기업이 살아야 한다. 스마트공장이 그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 제조 강국이 머지않았다.

신영대<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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