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산미술관 기획초대전 ‘한지, 그리고 비움과 채움’
연석산미술관 기획초대전 ‘한지, 그리고 비움과 채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2.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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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석산미술관 기획초대전 ‘한지, 그리고 비움과 채움’이 3월 5일까지 열린다.

 이번에 초대된 작가는 권구연, 이경남씨다. 두 작가는 한지라는 물성의 특성을 이용해 다양한 한지조형작품을 선보이며 이미 한지로 독자적 조형세계를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한지라는 공통된 재료를 활용하지만 한지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달라 다양한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제공한다.

 권구연 작가는 한지를 잘게 자르거나 찢은 다음, 풀이 섞인 물에 풀어 한올 한올 붙여 채워나가는 과정을 통해 질박하고 토속적인 느낌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스스로 느껴온 여성의 불완전한 지위를 직접 나타내기도 하고, 대신해 목소리 내어 줄 수 있는 어떠한 존재로서의 역할을 맡기기도 한다. 또한 작품을 이루어가는 과정의 행위에서 위로를 받거나 작품을 통한 소통과 관계의 정립을 시도한다.

 이경남 작가는 손으로 한지를 다양한 형태로 접은 뒤, 오로지 가위를 이용하여 빈 종이를 자른 다음 그것을 펼쳐 평면 위에 중첩하는 작업과정을 거친다. 서로 다른 작품을 중첩하여 화면의 구성을 색다르게 꾀하였고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형상들은 일률적이면서 마치 세련된 기하학적 도안화를 연상시킨다. 가볍고 곧 구겨질 듯 아슬아슬해 보이는 이와 같은 한지조형 작품을 통해 형태를 버린 비움의 세계를 말하고 있다.

 설휴정 연석산미술관 큐레이터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평범한 일상의 부재를 온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고 있는 요즘, 여러 부재를 통해 우리의 존재를 증명하는 작가 2인을 모시게 됐다”며 “잠시나마 세상사 불안을 잠시 내려놓으시고 부드럽고 친근한 한지의 세계를 통해 평안한 위안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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