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권 메가시티? 왜? ②
강소권 메가시티? 왜? ②
  • 김남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21.02.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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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시티 정책에 대해 전북의 입장은 어떤가? 최근 송하진 도지사에 이어 김승수 전주시장, 정헌율 익산시장의 관련 발언이 이어졌다. 지역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송하진 지사는 신년사에서 ‘새만금권 광역화와 전주?완주 통합은 물론 보다 범위를 확대한 전북형 메가시티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승수 시장 역시 지난 6일 전주·완주 등 전북 시·군 통합 논의에 긍정적 의사를 밝히며, ‘주민이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초광역통합 도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 7일에는 정헌율 시장이 ‘전북의 성장 동력인 새만금을 활용한 군산·김제·부안과 익산을 포함한 메가시티 조성으로 전주권 등 광역도시와 함께 두 개의 신성장의 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전주·완주 통합 논의가 메가시티 구상과 결합되어 광역화(도시통합) 논의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장단을 맞출 것이 아니라 차라리 반대를 하든지, 지역 민주당은 당원 수 자랑만 하지 말고 정치적인 파업을 해야 할 상황이다. 과연 지역을 위한 일인가? 민주당 전북도당은 찬반 입장을 명확히 밝혀라)

전북은 이명박 정부의 광역경제권 정책에서 호남권(광주·전남·전북)에 속했다. 그러나 각종 지원정책이 광주·전남에 쏠리며 상대적 역차별만 받아왔다. 때문에 송하진 지사가 들고나온 것이 ‘전북 몫 찾기’이다.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어떠한 통합정책에서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주·완주 통합 시도가 실패했고, 전주시의 특례시 지정 노력도 수포로 돌아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또 메가시티 구상이라니? 이와 관련 전북정치권이 내놓은 대안은 속빈 강정일 뿐이다. 특히 새만금-전주 광역화 발상은 더욱 그렇다. 30년~40년이 지나서도 도시 규모가 갖춰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새만금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 차례나 실패한 전주·완주 통합론을 비빔밥 재료로 또 쓰고 있다.

하지만 지난 총선때 국회의원 배지를 싹쓸이한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은 뒷짐만 지고 있다. 그저 말없이 동조하는 모양새다. “메가시티? 왜?” “새만금-전주완주 메가시티, 그게 말이 돼?” 지역 민주당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반대를 하거나, 정치적인 파업을 해야 맞다. 당원 수 자랑만 할 일이 전혀 아니다.

전북 정치권은 전국적인 흐름, 이른바 대세에 밀려 뒤늦게 편승하는 분위기다. 메가시티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도 없다. 정부와 민주당의 이러저러한 지원 가능한 기회를 놓칠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새만금-전주·완주권 메가시티 발언은 그야말로 고육지책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우리 지역 내부의 변화와 혁신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생활권 통합, 도내 지방 정부끼리의 과감한 협력이 그것이다.

우선 전주·완주의 경우 서로 협력해서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 버스를 포함한 대중교통(도로를 포함한 광역교통망)과 산업·경제 영역에서의 협력, 그리고 로컬푸드를 전주·완주 로컬푸드로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혁신도시에서 전주·완주가 공동으로 행정서비스를 할 수 있고, 교육 분야에서도 시·군 경계를 넘어서 학군을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새만금행정구역을 놓고 진행되고 있는 갈등을 협력 모델로 풀어가는 방법도 모색되어야 한다. 제도적으로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방법이지만 ‘공동지방 정부’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을 놓고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생활권 통합논의가 필요한 이유는 전주·완주 통합 시도가 실패한 것에서도 교훈을 찾을 수 있다. 당시 전주·완주 통합논의는 정치·행정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전주시장과 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단체장의 회전식 자리 이동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고, 최규성 국회의원과 김완주 도지사에게 통합실패의 책임을 돌리는 식의 말이 회자 되었을 뿐, 정작 주민투표의 당사자인 완주군민들의 이야기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전주의 각종 공공시설을 완주로 이전해 준다는 수혜적인 논리를 넘어서는 지역 발전 비전이 없었고, 공간적인(행정) 통합이 되면 주민이 행복해진다는 식이었다. 당시에도 전주·완주 통합은 찬·반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통합이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주목하는 이가 없었다. 우리 지역에서 메가시티 발언이 전주·완주통합 +알파로 논의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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