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명자 수필가, 네 번째 수필집 ‘차표끊다. 먼 먼 그리운 역을 향하여’
국명자 수필가, 네 번째 수필집 ‘차표끊다. 먼 먼 그리운 역을 향하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1.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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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표를 끊었습니다. 세상 험해지고 사는 일 힘들어져서 새 힘 얻고 다사롭게 위로받을 곳으로 떠나고 싶었습니다. 어렵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돌아서니까 바로 그리운 그곳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국명자 수필가가 눈길에 닿았던 정다운 모든 것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 차표를 끊었다. 그 차표는 그를 마음의 평안을 주는 글밭으로 안내했다. 그렇게 씨를 뿌린 네 번째 수필집 ‘차표끊다. 먼 먼 그리운 역을 향하여(신아출판사·1만3,000원)’에 세상을 향한 노년의 따스한 시선이 차가운 현대인들의 가슴을 녹인다.

수필가의 말마따나 TV를 켜면 비참한 뉴스뿐이더라도, 화살보다 더 빠르게 흐르는 세월 위에 백 년을 넘길 수 없는 짧은 목숨들을 얹어놓고 사는 세상일지라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리움이 되어버린 그곳에는 무너져내린 우리를 일으켜 세워줄 손길이 반드시 있기에 그렇다.

이를테면, 작은 아파트 창문으로 보인 성탄축하의 불빛이 위로가 되어 주었으니 조금만 더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일면식도 없는 수필가의 청을 무시하지 않고 응답해주었던 동네 교회의 소중한 배려와 같은 경험 말이다.

수필가는 은퇴 후 남편과 함께 소박한 집을 지어 올렸던 깊은 산골짜기, 고향의 폭설 때문에 맞닥뜨리게 됐던 운명, 어려웠던 시기에 받았던 ‘한국문학 백년상’ 시상식에서 토해냈던 속마음 등 켜켜이 쌓아온 지난날의 추억과 회한으로 페이지를 채웠다.

국명자 수필가는 고창 출생으로 1983년 ‘한국수필’로 등단해 전북수필 창립회원, 표현 동인, 한국수필 회원으로 활동했다. 제3회 전북수필문학상(1990), 표현문학상(1993), 제7회 전북문학상(1995), 제9회 한국문학 백년상(2016)을 수상했다. 저서에는 부부칼럼 에세이집 ‘따갑게 미소롭게’과 수필집 ‘내 모습 이대로’, ‘다시 만나기 위하여’, ‘깊은 밤에 홀로 깨어’ 등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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