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꿈, 가르치는 희망, 가족의 안전교육
배움의 꿈, 가르치는 희망, 가족의 안전교육
  • 홍영근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 승인 2021.01.20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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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 아는 만큼 보이는 안전 -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 아는 만큼 보인다는 뜻으로 조선시대 문장가 저암 유한준의 글에서 유래된 말이다. 소방은 ‘알아야 산다’는 말로 바꿔 사용한다. 소방관의 경력이 늘어갈수록 알아야 산다는 말의 진리를 몸으로 느낀다. 크고 작은 재난현장에서 소소한 것을 몰라 피해를 당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작지만 중요한 것을 모르거나, 알아도 실천하지 않아 아픔을 겪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안전교육’이다.

‘안전(安全)’을 어의적으로 풀어보면 편안할 ‘안(安)’과 온전할 ‘전(全)’이 합쳐진 말로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를 뜻한다. 「교육기본법」 제2조에 따르면 교육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안전교육’이란 편안하고 온전한 상태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일이다.

‘안전’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개정으로 국가의 안전관리체계를 정립하고자 국가안전대진단 실시와 국민 안전의 날을 지정했다. 아울러 교사·학생은 물론 업종별, 장소별로 알맞은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아직도 ‘안전사고’, ‘안전불감증’이란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이유는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겨울방학 등으로 집에서 지내야 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고 있다. 이런 때를 안전교육의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가족들과 집에서 안전교육을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안전교육의 주제와 교재는 스마트폰 앱 ‘전북안전매뉴얼’을 설치해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전라북도 교육청이 자체 개발한 ‘전북안전매뉴얼’에는 학년별, 연령별, 재난별 안전교육 자료를 동영상을 비롯해 파워포인트, 웹 포스터 등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학년별 안전학습 수업자료와 안전관련 앱을 소개하고 있어 가족의 ‘안전교육’ 교재로 활용하는데 적합하다. ‘전북안전매뉴얼’은 스마트폰 ‘플레이스토어’ 또는 ‘앱스토어’에서 ‘전북안전매뉴얼’을 검색해 설치하면 된다.

둘째, 안전교육의 강사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되어야 한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 선정한 주제를 공부한 뒤 안전교육 강사가 되어 가족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한다. 내가 알기 위해서 하는 공부와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 하는 공부에는 큰 차이가 있다. 타인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더 깊고 뚜렷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두 배 더 크다.

셋째, 가족의 안전교육시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강사로 나서는 때에는 더욱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는 부모 말 한마디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안전교육 강사로 나서는 아이에게 부모가 칭찬과 격려를 보여준다면 그 아이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의 힘으로 안전을 넘어 안심으로 가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전라북도는 2013년 3월부터 임실군에 전북119안전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에 16만6천여 명의 체험객이 119안전체험관을 다녀갔으며 이 중 65%(10만8천명)가 초·중·고 학생이며 취학 전 아동도 15%(2만4천명)에 이른다. 전북119안전체험관은 응급처치를 비롯해 재난, 위기탈출, 물놀이안전, 생존수영 등을 체험을 통해 몸으로 익힐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휴관중이지만 코로나19 종식 후 가족의 안전을 위해 체험에 참여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어느 작가는 배우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요 가르친다는 것은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교육은 우리의 생명과 직결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서로 안전을 위해 안전교육 시간을 갖는 것은 가족 모두에게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K-방역을 통해 어려운 시기일수록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대한민국에 세계가 감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가정에서 가족들과 안전교육을 통해 어려움을 기회로 바꾸는 능력을 발휘한다면 더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홍영근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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