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산책] (20) ‘넓적바위’ ‘넙적바위’ ‘넙쩍바위’는 다 틀린 말
[바른 우리말 산책] (20) ‘넓적바위’ ‘넙적바위’ ‘넙쩍바위’는 다 틀린 말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1.01.1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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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글을 쓰다가 가끔 무시해 버리는 표준어에는 ‘넓고 평평한 큰 돌’을 일컫는 말도 있다. 이런 돌을 뭐라고 부를까? ‘넓적바위?’ 아니면 ‘넓적바위?’ 그것도 아니면 ‘넙쩍바위?’ 아 마 대개 이 세 가지 말 가운데 하나를 쓸 것이다. 하지만 이 말들 중에는 표준어가 없다. 그런데도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예를 보자.

 

구암동 산 중턱에는 베틀 바위, ’넓적바위‘ 등 크고 작은 20여 개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금강 구름다리와 마왕문, 신선바위, ‘넓적바위’, 장군봉, 남근바위 등의 기암 및 칠성봉, 금강봉 등의 경치가 뛰어나다. 장사바위 부근에 있는 바위로, 넓적한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넙적 바위’라고도 하였다. 부산 태종대 ‘넙적바위’ 인근에서 70살 박모 씨가 넘어져 다리 골절상을 입었다. 햇살이 뜨거워 아까 쉬던 ‘넙쩍바위’로 내려가 점심을 먹었다. 통개포구에는 커다란 ’넙쩍바위‘를 지반으로 거북이와 흡사한 모습을 가진 큰 바위가 올라 앉아 있다.

 

다음은 신문기사다. ‘쌍계사에서 정상까지 가는 길에 약수터와 넓적바위가 있다.’경향신문) ‘사진 속 장소는 까치내 넙적바위 밑이에요.‘(대전일보) ‘오늘의 공략 자리는 형제섬 넙쩍바위 20번 포인트로 정했습니다.’네이버 카페) 따위 문장에서 보이는 ‘넓적바위’ ‘넙적바위’ ‘넙쩍바위’는 모두 바른말이 아니다. 우리말을 꽤 안다는 기자들도 열에 아홉은 잘못 쓰는 ’넓고 평평한 큰 돌‘은 ‘너럭바위’만 표준어다.

 

물론 ‘너럭바위’는 폭넓게 쓰이는 말이다. 하지만 ‘넓적바위’ 등도 그 못지않게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그 의미가 “넓고 평평한 큰 돌”이고, 북한에서는 ‘넓적바위’를 문화어로 삼고 있다. 따라서 예부터 써 왔고, 지금 사람들도 많이 쓰는 ‘넓적바위’를 비표준어로 묶어 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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