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산책] (19) 순화 되어야 할 한자 용어
[바른 우리말 산책] (19) 순화 되어야 할 한자 용어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1.01.1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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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는 아직도 순화되어야 할 말들이 너무도 많다. 국어를 순화한다는 것은 우리말을 다듬다는 의미도 있지만 크게는 소통이 잘 되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노견>, <분기점>, <서행> 등의 표지판이 있다. 그러나 <갓길>, <갈림길>, <천천히>라고 쓰면 얼마나 좋을까? <주차>보다는 <차 세움>, <게시판> 보다는 <알림판>이면 얼마나 좋을까? 미세먼지→아주 작은 먼지, 현관→문간, 위촉→맡김, 절수운동→물아낌 운동, 압수→거둬감, 스티커→붙임딱지 등으로 쓰면 얼마나 좋을까?

 

  지역 소개에 꼭 외국어를 사용해야 하나? ‘블루시티(Blue-city) 거제’, ‘로맨틱(Romantic) 춘천’, ‘원더풀(wonderful) 삼척’, ‘레인보우(Rainbow) 영동’, ‘드림허브(Dream hub) 군산’ 열거한 지자체는 18년 사례 중 극히 일부다. 이들 지자체는 지역 명소와 관광지·특산품·산업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문구를 골라 지역 이름 앞에 넣었다고 설명한다.

  ‘블루시티’라는 용어를 쓴 경남 거제시 관계자는 “푸른 바다를 낀 관광휴양 도시와 조선산업을 이끄는 산업일꾼을 상징하는 ‘블루칼라’를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말한다.

  ‘레인보우’로 지명을 소개한 충북 영동군 관계자는 “빨강(사과), 주황(감), 노랑(국악), 초록(푸른 산), 파랑(맑은 물), 남색(포도), 보라(와인)로 상징화해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이름을 만든 지자체는 꽤 만족스러운 모습이지만, 주민들은 ‘저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드림허브’라는 소개가 붙은 전북 군산에 사는 시민은 “뉴스를 잘 보지 않아서 도시 이름에 그런 소개가 붙었는지 몰랐다”며 “시민들이 알기 쉽게 한글로 소개를 해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언어란 사회집단의 구성원들이 그것에 의해 협동하고 상호작용하는 자의적인 음성 기호의 체계다. 언어는 근본적으로 의사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면서, 보다 수준 높은 언어생활을 위해 규범에 맞는 바른말과 글을 쓸 줄 알아야 한다. 바르고 정확한 언어 즉 규범에 맞는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문법 및 어문 규정을 바로 익혀 이를 언어생활에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바르고 정확한 언어를 사용하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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