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드러난 서구와 동아시아의 민낯
코로나19로 드러난 서구와 동아시아의 민낯
  • 이정덕 전북대 교수
  • 승인 2021.01.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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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온도가 낮고 건조할수록 표면입자가 더욱 강력해져 겨울에 사람으로의 전염활동이 더 강력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에 들어서자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전염이 폭증하고 있어 모든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러한 와중에 상대적으로 동아시아가 미국이나 유럽국가들보다 방역을 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퍼지고 이를 방역하는 과정에서 서구와 동아시아가 대응방식에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국민이 훨씬 잘 방역지침을 따르고 있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방역을 잘하고 있지만, 서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지도자를 포함하여 국민이 지속적으로 방역지침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어 동아시아보다 훨씬 심각하게 코로나19가 전파되고 있고 사회적 갈등도 더 심해지고 있다. 개인들도 서구에서는 파티한다든지 술집에서 모인다든지 등 방역을 무시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하고 있다.

 서구와 동아시아의 코로나19 방역활동의 차이에 대해 서구학자들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감시사회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의 기 소르망 교수도 “한국의 감염자 추적은 감염동선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휴대전화 정보를 이용했다”며 “한국인들은 이를 받아들이는데, 이는 한국인들이 매우 감시받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감시사회이기 때문에 서양보다 방역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동아시아가 감시사회, 통제사회, 비대한 국가, 권위주의국가이기 때문에 방역을 잘한다는 것이 서구학자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마스크를 쓰는 것도 서양에서는 무엇인가를 숨기는 것이라며 싫어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방역에 동참하는 서로 위한 것으로 생각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미국의 초기 코로나확산 시기에 동양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에 나가면 욕을 하거나 구타하거나 칼로 찌르는 경우도 있었다. 차이나 바이러스라는 말이 보여주듯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며 반감을 드러내는 것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쓴 사람은 무언가 숨기는 나쁜 사람들이라는 인식도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서구인들이 만사를 서구의 논리로 재단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열심히 방역에 참여하는 것이 더 좋지 트럼프대통령이나 토트넘의 라멜라나 로셀소처럼 코로나 방역수칙을 안 지키는 것이 더 좋은가? 이를 서구인들은 자유와 인권의식이 높기 때문에 개인주의적 이어 방역수칙을 덜 지킨다고 해석하는 것은 그야말로 서구인들의 편견이다. 오히려 동아시아에서 방역에 잘 참여하는 것은 공동체를 위해 스스로를 절제할 줄 아는 시민의식이 높은 것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나?

 코로나19는 서구사회가 생각보다 공동체성이 약하고 국가에 대한 신뢰가 약해 서구국가들이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제까지 서구가 더 윤리적이고 이성적인 사회로 교육받아 왔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서구 국가들의 그리고 시민들의 취약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비해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공동체적 협조와 절제가 서구보다 강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서구를 비판적으로 말하자면 서구의 국가들이 국가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하며 시민들도 서로 믿지 못하는 저신뢰사회라고 볼 수도 있고, 미국이나 영국처럼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고 하다 보니 내부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국가가 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나를 위해 타인을 무시하는 사회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동아시아가 감시체제나 권위주의일 수도 있다. 어쨌든 코로나는 이제 우리의 미래를 서구모델을 넘어서서 모색해야함을 보여준다.

 이정덕<전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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