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을 지키는 3중 보호막을 아는가?
우리 농업을 지키는 3중 보호막을 아는가?
  • 최재용 전라북도 농축산식품국장
  • 승인 2021.01.0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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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한 해는 참 다사다난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도 있었고, 50일이 넘는 장마기간 동안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폭우까지 겪었다. 우박, 냉해, 저온, 폭염, 가뭄, 대설 피해는 그래도 해마다 겪어 왔던 것이기에 그러려니 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어느 산업에 비해 우리 농업은 그래도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나름대로 보호장치를 갖추고 작동하고 있다. 보호장치가 무엇인가? 농업재해에 따른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원, 농작물 및 가축 재해보험제도, 정부와 지자체가 주는 각종 직불금성 사업을 말한다. 필자는 이 3가지 지원제도를 우리 농업을 지키는 3중 보호막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먼저 시군별로 일정규모의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정부와 지자체는 농업재해에 따른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작물을 신속하게 회복시키는데 필요한 농약값, 회복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시 식재하거나 다른 대체작물을 심을 수 있도록 하는 종잣값 명목으로 피해정도를 감안하여 농가별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일반 국민에게는 홍수, 지진 등 재난으로 인한 피해시 생계구호비나 생계지원비, 주택복구비가 지원되고, 소상공인에게는 재해구호기금 정도 지급되는 게 전부인 걸 고려하면, 우리 농업에 지급되는 재난지원금 조치는 나름의 의미가 큰 것이다.

 우리 농업을 보호하는 두 번째 보호막은 농작물 및 가축에 대한 재해보험제도이다. 농작물이나 가축 재해보험은 일정한 보험료를 납부하고 가입하고, 피해발생시에 손실에 대한 보전을 보험금으로 받는 제도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이 시장경제에 맡겨 있고 개인이 알아서 가입하는 반면에, 농업분야의 재해보험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여 농협에 보험운영비를 지원하고, 농가가 부담할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보조해준다. 우리도 전체로 보면 2020년에 농작물과 가축재해보험 보험료로 748억원을 납부했는데, 그중 80%인 600억원 정도를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한다.

 우리 농업을 지키는 3번째 보호막은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하는 각종 직불금성 사업이다. 직불금성 사업은 현금이나 현금과 같은 지역화폐를 직접 농가에 지급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농업보조금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직불금은 피해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준다기보다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농가에 지급하는 추가적인 소득 지원의 성격이 강하다. 또 농가별 재난지원금이 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가가 계속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응급복구를 돕는 것이고, 그런 응급복구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농업소득의 손실을 보전하는 성격의 것이 농작물 및 가축 재해보험이라는 점에서 직불금성 사업과 구별된다.

 농업분야의 직불금 정책은 특이하게 정부, 도와 시군이 각각 별개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지원이 적었던 시절, 도나 시군이 추가적 지원을 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과거의 쌀과 밭직불금을 통합한 기본형직불제와 경관보전, 친환경농업과 같은 선택형 직불제, 그리고 FTA 피해보전직불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도 가칭 쌀 직불금, 농민공익수당 등 4가지 직불금성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시군도 이와 별개로 자체 직불금제를 또 운영하고 있다. 모두 합해보면 10가지 직불금성 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장황하게 제도를 설명하다보니 지루함도 느낄 것이다. 그러면 이런 제도를 통해 작년에 우리도 농가들에는 얼마나 많은 보상이나 지원이 이뤄진 것일까? 농업재해에 따라 재난지원금이 411억원, 농작물 및 가축 재해보험금이 1,542억원, 그리고 직불금성 사업이 4,950억원이니, 모두 합하면 6,903억원이 현금 내지는 지역화폐로 지급되었다. 거의 7천억원 규모의 현금이 농업재해에 따른 보상과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우리 지역농가에 지급된 것이다.

 농업과 농촌에 대한 공익적 가치의 인식 확산, 지속한 농업농촌을 지키는 농가에 대한 기대와 우리 사회의 배려가 있기에 우리 농업을 지키는 이런 3중 보호막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농업인도 자긍심과 소명의식을 갖고 2021년 새해 농사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최재용 <전라북도 농축산식품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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