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디지털 가속화
코로나로 인한 디지털 가속화
  • 인병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주지원장
  • 승인 2020.12.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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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근대사에서 주요 사망 원인이었던 천연두, 인플루엔자, 결핵, 말라리아, 페스트, 홍역, 콜레라는 동물의 질병에서 진화된 전염병들이다.

 2020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 병원체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확산하여 현재까지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해외에서 유입되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구축한 전국단위의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과 ITS(해외여행력정보제공프로그램)시스템을 통해 해외 입국자 정보를 병·의원, 약국 등 요양기관에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감염병 유입 및 지역사회로의 확산을 차단하였고, 전 국민이‘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슬로건 아래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해 세계가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의 올바른 시민의식뿐만 아니라 한국이 IT 강국으로 이미 비대면 기술이 산업 각 분야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이미 전자정부를 표방하고 있고, 한국사회는 온라인 쇼핑과 온라인 배달이 널리 보급되었으며, 가정에까지 설치된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진행하는데 차질이 없었다.

 또한, 회사는 대면회의를 화상회의로 대체하였으며 원격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혼란 없이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도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배워야 한다고 극찬한 바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초·중·고 학생들은 온라인 개학 이후 원격수업이 진행되었고, 프로야구는 무관중속에서 개막을 하였으며, 세계적인 스타 BTS도 온라인 콘서트를 하였다. 필자가 속한 회사에서는 월례조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기 위해 사내방송과 유튜브로 송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소비·문화·산업·교육·엔터테인먼트 등 경제, 사회활동 전반에 걸쳐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자명한 사실이다.

 예를 들면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교육 같은 온라인 상업이 성장할 것이며, 무인편의점에서 주문하고, 기사 없는 무인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로봇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주문하는 등 무인 시스템이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들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정부는 K-뉴딜(데이터댐, 지능형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SOC디지털화, 디지털 트윈)정책을 통해 사회·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심평원도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원하고, 급변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하던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으로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심평원 업무 전반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데이터간 상호 연계를 통해 AI기반 스마트의료(척추측만증 각도 판독), 환자 맞춤형 헬스케어(내가 먹는 약, 손쉬운 병원·약국 찾기, 비급여 정보제공), K-방역협력체계(마스크구매시스템, 음압격리병상 모니터링), 보건의료 데이터밸리(산학관 연계 디지털 인재양성)등의 과제를 발굴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심평원은 그동안 자체 보유하고 있는 요양급여비용 심사청구자료, 병원의 각종 검사·영상·EMR 자료를 기반으로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였으며, 이를 통해 공공데이터 제공, 빅데이터 분석, 통계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연구기관, 산업체, 창업 준비자 및 일반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과 보건의료 빅데이터 센터를 개방 및 운영하고 있다.

 심평원은 디지털 혁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HIRA 디지털 뉴딜 추진단을 구성하고, 아울러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심평원 뉴딜(H-뉴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의 타당성과 추진방향에 대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한편,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지 못한 고령자 및 장애인 그리고 인터넷 접속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저소득층 학생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이 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정부는 디지털 격차 해소 방안도 함께 고심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14세기 흑사병부터 스페인 독감, 사스, 메르스까지 인류는 수많은 질병과 싸우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엔 해결책을 찾고 극복해 왔다. 그러기에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낼 것이라 믿으며, 개인 스스로도 방역자가되어 바이러스와 인류의 전쟁에서 이겨 내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인병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주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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