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철 작가가 카메라로 그린 그림… 따뜻함을 품은 ‘산’
허성철 작가가 카메라로 그린 그림… 따뜻함을 품은 ‘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1.24 18: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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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성철 작가는 지나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지 않는다. 카메라에 담지 않고 카메라로 그린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대상을 사실적으로 프레임에 담는 것을 뛰어넘어 실험하기를 즐긴다는 이야기다. 다중노출 촬영으로 겹겹이 층을 쌓는가 하면, 촬영 후에는 수백 배 더 긴 시간을 들여 포토샵 작업에 열중한다. 그 상상의 폭은 넓고도 깊다. 울타리 안에 갇힌 예술이 아닌, 울타리를 걷어낸 영혼의 자유로움으로 가능한 도전이다.

 허성철 작가가 25일부터 12월 6일까지 사진공간 눈에서 여덟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되는 작품은 모두 10점이다. 고덕산과 모악산, 덕유산과 덕유산에서 바라본 지리산 등 주변에 살갑게 그 모습 그대로 있는 산의 모습이 중심이다. 이름없는 산도 있고 마음으로 그린 산도 있다. 그렇게 올 한해 작가는 산을 가지고 놀았다.

 보통 사진작가들은 일출이나 일몰이 함께하는 멋진 풍경을 담고자 먼 곳까지 달려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허 작가는 “멋있고, 나름대로 이유 있어 담아낸 주변 사진들이 시간을 넘어 세월이 지남에도 언제나 비슷했다”며 “같은 풍경, 같은 공간에서도 나만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의 예술세계의 출발선은 바로, ‘나만의 이야기’인 것이다. 한 장의 사진 속에 담아낸 풍경은 눈에 보이는 부분을 각기 해석하면서 조각해 낸 풍경이다. 하늘은 더욱 푸르게 물들었고, 겹겹이 레이어 작업으로 완성된 산은 더욱 깊은 색감으로 관람자의 시선을 압도한다.

 여기에 모든 사진을 수제한지와 기계한지를 구분해 출력하면서 진짜 한지의 멋을 알리고자 했다. 한지출력 후 산등성이 위에 ‘색실’을 올린 작품도 있다. 여러 굵기와 색상의 색실로 입체감을 살려 전혀 다른 재미의 사진이 나왔다.

 허 작가는 이러한 결과물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자기 자신이 부딪는 현재를 헤치고 이겨내 앞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참으로 심란하기만 했던 지난 겨울과 봄이 지나고,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이 왔다. 이제 서로를 다독일 시간이다.

 허 작가는 경희대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사진을 전공했다. ‘전주를 기록하다’라는 주제로 1994년부터 전주가 변해가는 모습을 작업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가족’을 주제로 첫 개인전을 갖은 후 ‘엠마오 사람들’, ‘전주를 기록하다’, ‘희망을 품다’, ‘색을 해석하다’ 등을 주제로 꾸준히 개인전을 펼쳐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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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하 2020-11-26 21:12:18
가서 봤습니다
그 시간동안 마음이 평온했고
행복 했습니다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즐거움을 주는
작품과 내용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