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예술
어머니와 예술
  •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 승인 2020.11.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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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야말로 언제까지나 사람이 동경하는 최초의 주거이다. 그 속에서 인간은 안전했으며 위안을 받았다.” 프로이드의 말이다.

 어머니는 가정의 기틀이며 조화의 원천이다. 어머니는 인류를 키워내고 인류의 꿈을 길러낸 근원의 바탕이다. ‘한 사람의 양모(良母)는 백 사람의 교사에 필적한다’는 말은 헤르바르트란 사람의 말이다. 어머니가 없었던 사람은 누구나 그의 유년기나 청소년기는 필연적으로 불행했다. 어머니가 없는 아이는 안전, 위안, 평화가 없고 불안, 초조, 공포 속에 주거지도 없이 인생의 방랑자가 되기 십상이다. 자유방임인 듯하나 사방이 적의로 휩싸인 절대의 고립무원 상황이다. 영육간에 정착지가 없는 방랑자의 신세이다.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가치인 사랑을 모른다. 사랑을 받아본 일이 없었기로 사랑을 베풀지도 못한다. 사랑하는 방법 자체를 모른다. 인생이 황량한 벌판에 놓인 셈이다. 사랑 대신 증오를 키웠고 범죄의 사슬에 얽매이기도 한다. 정리적 온정적 사려는 함몰된다. 어머니 존재는 호모 샤피언스 시대 이래로 인류 문화 문명의 모태였다. 생태의 기원이었다.

 한 가정에서 어머니 없는 상황을 가상 시나리오로 구성해 본다면, 온통 어둠으로 배경하고 어둠으로 연출하고, 일어나는 사건들은 어두운 그림자로 더욱 부각될 것이다. 주인공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은 진·선·미의 역설로 작용할 것이다. 어머니 없이 착하게 성장한 사람이 있긴 하지만 희귀한 사례일 뿐이다.

 어머니는 조화요, 의장儀裝이요, 가치를 고부가가치 효용으로 끌어올리는 매개적 존재라 일컬을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의 만 가지 역할을 정신적 심리적 차원으로만 축소해도 그 역할은 심대할 것이다. 어머니가 관여해야만 하는 모든 것, 마치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과 놀이’ 또는 ‘삶의 시발과 종국’ 또는 ‘호흡 간에 온갖 역학적 작용이나 심정적 감동과 즐김’ 등 여러 가지 형과 태를 예술로 묶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종합예술인 셈이다.

 삶과 삶이 엇물려 진행하는 동안 모든 곳에 예술이 개입한다. 인간은 예술적 동물이다. 예술의 외양만 보면 본질이지만 예술성의 변인으로 인간 실존이 종속됨으로 미루어 실존에 상응하는 명제를 품는다. 생명의 존귀성에 부합하여 삶은 예술이다. 삶은 예술의 변용이다.

 삶의 맨 위 상층부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분야기 예술이다. 인생의 종말에 당하여 그 인생을 한 꾸러미 묶음으로 제목 붙인다면 가장 빛나는 증표가 ‘예술인의 생’이라 명명할 것이다. 인간들 자신이 예술의 자식이면서 예술을 멀리에 두고 가끔 찾는 보모 정도로 여긴다면 그는 불행한 편모슬하가 될 것이다.

 보라. 집안 구석구석이 예술로 조직되지 않은 것이 없다. 의식주 전체가 예술이다. T.V를 안방에 안치하면 그게 바로 예술을 모시는 일이다. 그러하니 문명된 삶의 고부가가치를 누리려면 예술을 공경하고 예술인들을 경외하라. 그게 인생의 본초적 생태에 드는 일이다. 밥 먹듯이 예술을 끄니끄니 챙기시라. 돈 들여서 챙기시라. 감히 당부하오니…….

 소재호<전북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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