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동체로 학교의 활기를 찾아야
교육공동체로 학교의 활기를 찾아야
  • 서거석 더불어교육혁신포럼 이사장
  • 승인 2020.11.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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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칭송을 받았던 스티브 잡스는 항상 최고를 지향했다. 그만큼 남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매킨토시 컴퓨터 등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갖춘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해 보급하는데 그치지 않고,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 ‘포노사피엔스’라는 신인류를 낳은 천재였다.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은 애플 사옥으로, 유작이 된 애플파크를 설계하면서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협업(collaboration)이었다.

 천재성으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이룬 그가 강조했던 것은 결국 집단지성이었다. 이제 한 사람의 능력만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기란 어렵다.

 지금은 융합의 시대이다. 한 분야가 아니라 여러 분야의 기술이 만나고, 그 기술에 디자인, 감성이 들어갈 때 새로운 혁신이 일어난다. 협업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인 것이다. 협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서로 소통하고 나누는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협업의 가치는 교육현장에서도 빛을 발한다. 교사들끼리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나눌 때 수업의 질은 높아지고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교사들의 소통과 협업이 활발한 학교는 코로나 19의 어려운 상황도 적극적으로 잘 대처해왔다는 평가다. 최근 일부 학교에서는 과목 간 벽을 허물고 국어와 사회, 역사, 미술이 만나는 융합 프로젝트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학교 밖에서도 지역사회와 학교가 소통과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먼저 담을 허물고 지역사회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사실 학교 울타리 밖의 기관이나 지역민이 선뜻 학교와 함께 무엇을 하겠다고 나서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지역민이 체육대회나 축제 등 학교 행사에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화·체육시설이 없는 지역에서는 학교 운동장, 도서관이나 체육관을 개방해 주민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등의 선제적 노력도 필요하다. 만약 지역민들이 야간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면 지자체와 협의해 인력을 배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교육공동체를 이뤄나가려면 무엇보다 신뢰 구축이 우선이다. 교육공동체로서 힘을 모아야 학교도 살고 지역도 산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해야 한다. 만나서 대화하면 서로 이해하게 되고, 그 이해의 바탕 위에 신뢰가 쌓인다.

 학교가 지역을 위해 시설을 개방하고 주민들의 문화 복지에 기여한다면, 지역사회에서도 학교에 대해 관심과 신뢰를 보낼 것이다. 지역사회에는 인적, 물적 인프라가 풍부하다. 삶과 연계되는 교육, 앎이 곧 삶이 되는 교육이 되려면 학교와 마을 그리고 지역이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며 아이들을 위한 교육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경험과 체험의 장을 마을과 지역으로 넓힐 수 있도록 하고, 마을에 살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 지역 예술인 등이 아이들의 삶을 위한 수업에 참여하여 함께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힘을 합쳐 활기 있는 학교를 만들고 미래역량을 갖춘 아이들을 길러내야 한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서거석<더불어교육혁신포럼 이사장/전 전북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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