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산조춤의 외길…이길주의 춤 인생 60년 풀어내는 무대 ‘심향’
호남산조춤의 외길…이길주의 춤 인생 60년 풀어내는 무대 ‘심향’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1.1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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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47호 호남산조춤 이길주 보유자의 춤 인생 60년을 기념한 전라교방뎐 ‘이길주 춤 60년-심향’이 18일 오후 7시 익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재)전북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하고 (사)호남산조춤보존회가 주관하는 이번 무대는 호남산조춤보존회 이길주 이사장이 춤에 입문한 지 60년을 맞이해 전라감영 교방청에 뿌리를 두고 선보여왔던 전통춤을 재조명하는 자리다.

 전북 전주에는 전라감영이 있었으며 그 안에는 교방청이 존재했다. 교방청은 후에 권번으로 바뀌게 되고, 이어 국악원이 존재하게 되는데 전주국악원의 이추월을 사사한 최선과 또 최선을 사사한 이길주는 각각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활발한 활동과 계승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무대는 이병옥 용인대 명예교수가 해설을 맡고, 최선 전북무형문화재 및 호남살풀이춤보유자가 특별 출연해 꾸민다. 호남산조춤 이수자와 전수자 등 총 27명이 출연해 맛깔나는 우리 전통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첫 순서는 ‘금아지무’다. 금아(金娥) 이길주의 춤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구성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두 번째 무대에서는 ‘교방무’와 ‘장고춤’, ‘연가’를 통해 전라도 춤의 특징인 절제미와 부드러운 호흡을 보여준다.

 ‘교방무’는 전라도 민요인 성주풀이 육자배기 음률에 맞추어 예기들의 자태를 한껏 뽐내 그 멋을 더하는 춤이다. ‘장구춤’은 호남우도농악에서 비롯된 춤이 교방으로 들어온 것으로, 음의 조화를 구사하며 흐드러진 춤사위를 모아낸다. ‘연가’는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이야기를 춤으로 표현한 춤이다.

 이어지는 ‘검무’는 이길주 보유자가 정인방 선생에게서 공부했던 자료를 재현한 춤이다. ‘무당춤’은 종교적 춤이라기 보다는 굿판의 정서와 의례적 요소가 듬뿍 담겨져 있으며 열림춤, 닫음춤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이길주 보유자의 독무로 감상하는 ‘시나위살풀이춤’을 꼽을 수 있다. 국가 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된 춤으로 남도 시나위장단에 맞추어 추는 민속무용의 대표적인 춤으로 정중동의 묘미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여성미가 돋보이는 민속춤의 백미로 평가 된다. 하얀 명주수건을 들고 어르고 맺고 풀어내는 매우 정교하고 섬세한 춤사위다.  

 다음 순서를 이어가는 ‘한량무’는 남사당패의 공연에서 연희되었던 극형식의 춤으로 박종필에 의해 재구성됐다.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최선 보유자의 특별 공연도 마련된다. 깊이 가라앉은 호흡과 허공을 나르는 학처럼 멋이 묻어나는 춤사위에서 우아함이 느껴지며, 엇 가락을 타는 장단에 절로 흥이 나는 특징이 있다.

 마지막 무대는 이길주 보유자와 제자들이 함께하는 ‘호남산조춤’이다. 호남의 판소리와 시나위를 바탕으로 한 산조음악에 맞추어 추는 입춤 형식의 춤이다. 인위적 기교나 정형화된 움직임보다는 천지인(天地人)의 조화와 절주를 따르는 몸의 기와 리듬을 춤으로 자유롭게 형상화하고 있다.

 이길주 이사장은 “춤이란 나에게는 그저 살아가는 삶이었고 당연한 과제였고 하늘이 부여한 천직이라 생각하며 생활 속의 한 일부가 되어 흘렀다”며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춤을 배운 게 아니라 춤이 나에게 다가왔다고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철마다 꽃이 피듯 나에게 춤이 와서 꽃으로 피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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