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농업이다
다시 농업이다
  • 이원택 국회의원
  • 승인 2020.11.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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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쌀소비가 줄어들며 이미 옛말이 됐다고는 하지만, 이른바 먹거리 산업, 농업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도 ‘밤심’을 강조했다.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밥심이 코로나 이후 시대, 선도국으로 가는 저력이며, 농촌에 희망이 있고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업은 국민에게 먹거리를 공급하는 1차산업을 뛰어넘어 다양한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6차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먹거리로서의 가치를 넘어 식량안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국토의 균형 발전, 전통문화의 보존 등 비상품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속에서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는 더욱 중요하고 견고해 지고 있다.

 어떤 산업이든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그것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이 안정적으로 그 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이 중요하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농민의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농민을 위한 수준 높은 영농환경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해줄 것인가에 대한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농민소득은 여전히 제자리이며, 영농환경 역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농민들에 대한 피해보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농업소득은 2000년 1,080만원에서 20년이 지난 현재 1,020만원으로 오히려 60만원 감소했고, 농작물 재해보험도 품목별 요율격차, 보험료 할증, 손해사정의 전문성 부재 등으로 도입후 20년이 지났지만 가입률은 38.9%에 그치고 있다. 특히, 농작업중 발생하는 농업인 재해는 2016년 34,790건에서 2019년 52,960건으로 52% 증가했고, 사망 건수도 연평균 258건에 이른다. 농민이 행복해야 농업도 경쟁력을 갖고 지속가능할 수 있다. 농민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이유다.

 코로나19 사태는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각국은 국경을 폐쇄하고 인적·물적 자원의 이동을 제한했다. 세계 농업의 식량 공급사슬에 차질이 빚어졌고, 원재료 가격의 상승으로 식제품 가격 상승의 우려도 촉발시켰다. 코로나19는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 농촌 생태환경과 경관 보전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가 농업에서 나오는 먹거리 가치사슬을 어떻게 보존하고 발전시켜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큰 숙제를 남겼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故노무현 대통령 이후 17년만에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속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농업·농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특히, 전북은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을 통해 농업혁신을 선도하고 있고, 농산업의 규모화, 산업화 촉진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식품, 종자, 미생물, ICT농기계, 첨단농업 등 5대 농생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만금 신항만과 신공항을 통해 농산물의 해외수출 기지로서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도 갖고 있다.

 밥심이 우리의 미래가 되는 시대, 다시 농업이다. 아시아 농생명 산업의 수도로 전북의 멋진 비상도 기대해 본다.

 이원택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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