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발복(當代發福)의 명당
당대발복(當代發福)의 명당
  •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 승인 2020.11.0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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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관심을 끌었던 핫뉴스가 2가지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향년 78세를 일기로 타계한 것과 다스 자금 횡령 및 삼성그룹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의 중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것이다.

 두 분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서 한국 현대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창업주인 삼성의 이병철 회장의 대를 이어 삼성전자를 반도체 및 스마트폰 분야에서 글로벌 1등 기업으로 키워 낸 전형적인 재벌 기업가다.

 반면에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셀러리맨으로 시작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권력까지 올라간 자수성가형으로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두 보도를 접하면서 감회가 남달랐다. 한국에서 가장 부자인 이건희 회장도 결국 죽음은 피해 갈 수 없는 인간적 한계와

 퇴임 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본인 또는 주변 사람들이 실형을 받은 또 하나의 대통령이 되었다는 정치현실이 씁쓸함을 주는 이유는 저 만의 감정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큰 부와 권력을 가졌던 사람도 결국에는 예외없이 자기의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는가 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통하여 누구나 자신의 미래 운명에 대한 관심은 항상 뜨거웠다.

 얼마 전에 영화관에서 상영도 되었던 ‘명당’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흥선대원군은 왕이 될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하여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는 지관의 충고를 무시하고 두 임금을 배출한다는 ‘2대 천자지지 명당’을 차지하기 위하여 천년의 ‘가야사’를 불태우고 아버지를 이장한다.

 결국 지관의 말대로 정적을 물리치고 자기 아들이 고종에 오르지만 결국 손자인 순종에서 조선의 명백이 끊기고 마는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한국영화다.

 현재도 대권을 꿈꾸는 분들의 조상의 묏자리는 호사가들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고 당대 최고 지관의 조언에 따라 조상님들의 묘지를 이장하는 모습이 낯설진 않다.

 그렇다면 인간의 운명을 바꿔 당대발복 할 수 있는 명당은 있는 것인가? 조상님을 좋은 명당에 모셔서 대통령이 되었는가? 라고 하는 의문을 가져 본다. 답은 각자 상상에 맡긴다.

 풍수지리는 땅의 성격을 파악하여 좋은 터전을 찾는 사상으로, 산수의 형세와 방위 등의 환경적인 요인을 인간의 길흉화복과 관련지어 집과 도읍 및 묘지를 가려잡아야 한다는 세계관을 말한다.

 고려의 도읍지인 개경과 조선의 도읍지인 한양은 풍수지리 입장에서 보면 거의 완벽한 명당자리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풍수의 중요함은 비단 과거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는다.

 현재까지도 우리는 풍수지리에 근거를 둔 가장 좋은 땅, 즉 ‘명당’을 믿고 그곳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사업 번창이나 학업 증진에 좋은 기운을 준다는 ‘명당’의 위치를 찾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사무실, 식당 등 좋은 자리를 찾는다. 이렇듯 풍수지리로 인해 인간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명당의 개념도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2019년 기준 화장비율이 87.9%로 10명 중 9명은 화장하는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양지바른 배산임수의 좋은 자리에 조상님을 모시고 추석마다 벌초하는 미풍양속도 지키지 어려운 시절이다.

 세계 최고의 IT강국과 우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현대사회에서 지나친 맹신은 금물이다.

 자기의 운명을 명당에 의지하기보다는 하늘이 정해준 운명에 순응하며 스스로 할 수 있는 많은 인덕을 쌓으며, 그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다면 당대발복은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 공사도 지역개발을 통한 도민복리증진이라는 공사의 존재 이유와 도민의 시대적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여 도민과 소통하며, 지속가능한 스마트 공기업으로 나가길 바래본다.

 김천환<전북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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