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개최하는 정치페스티벌
유권자가 개최하는 정치페스티벌
  • 이용섭 전북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 승인 2020.10.25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때마다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유권자 의식조사’라는 책자로 발간한다. 선거제도에 대한 이해도, 선거에 대한 관심도와 투표참여 여부, 선거분위기와 공정성에 대한 평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과 활동 평가 등이 주요 조사항목이다. ‘유권자 의식조사’는 언론사, 학계, 기타 선거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자료로 인용되고 있다.

 지난 4월 15일 실시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유권자 의식조사’의 조사항목 중 투표를 할 의향이 없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설문한 결과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어서(33.9%)’가 가장 많았다. 그리고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20.0%)’, ‘후보자에 대해 잘 몰라서(16.9%)’, ‘코로나19로 불안해서(14.4%)’, ‘마음에 드는 후보자가 없어서(9.6%)’가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불안해서’를 제외하면 과거 ‘유권자 의식조사’와 순위는 거의 같았다.

 나를 대신해서 일할 정치인을 뽑기 위한 선거인데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가 정치인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유권자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선거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은 유권자를 위한 정치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져야 선거와 정치는 서로 상생하고 발전하게 될 것이다. 관건은 어떻게 하면 유권자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느냐에 있다.`

 그 해답이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이다. 이 행사는 유권자가 직접 정치인과 만나 소통하고 즐기기 위하여 개최하는 것이다. 기획에서부터 준비와 운영까지 모두 유권자가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은 장소를 제공하고 유권자들이 행사를 개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는 서포터즈 역할만을 한다. 진행은 유권자를 대표하는 다양한 단체나 모임이 정치인을 초청해서 관심분야에 대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고 선거와 정치발전을 위한 국내외 학술·경연대회도 하며 전시체험과 문화공연 등을 한다.

 2018년 시작되어 올해 세 번째를 맞는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은 아마도 전 세계에서 유권자가 주최하는 최초의 정치페스티벌일 것이다. 올해는 아쉽게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으로 개최하지만 진행방법은 이전과 동일하고 사전 녹화나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유권자정치페스티벌’은 크게 경연대회, 학술토론, 정책소통, 전시체험, 문화공연 다섯 가지 분야로 나누어진다. 경연대회 분야에서는 ‘나는 대한민국 유권자다.’라는 주제로 강연콘테스트 등을 개최하고, 학술토론 분야에서는 선거제도와 정치참여, 민주시민교육 등을 주제로 한 연구를 발표한다. 정책소통 분야에서는 여성?청년?청소년?장애인?다문화가족 등 사회 각 계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선거 관련 전시와 문화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유권자를 대표하는 58개 단체가 참여하여 페스티벌을 꾸민다. 10월 30일(금)부터 11월 1일(일)까지 3일간 개최하며 선거연수원 홈페이지(www.civicedu.go.kr)와 한국선거방송,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튜브로 방송된다.

 선거연수원 앞에는 경기도 지정 기념물로 2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축만제(祝萬堤)가 있다. 축만제는 정조가 벼 만석 생산을 축원하며 만든 인공저수지다. ‘유권자정치페스티벌’도 100년 후에는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고 유권자들의 성지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형민주주의(K-Democracy)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그 역사는 독자 여러분이 함께 써야 한다.

 이용섭 <전북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