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범 작가 사진전…서학동사진관과 계남정미소 2곳에서
장근범 작가 사진전…서학동사진관과 계남정미소 2곳에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0.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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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범 사진전 - 이런 가족 같은 가족
장근범 사진전 - 이런 가족 같은 가족

 장근범 작가의 사진전이 두 개의 지역, 두 개의 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가족의 내밀한 풍경을 촬영한 사진은 11월 14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관에서, 지난 시간 아시아를 여행하며 촬영한 기념사진은 11월 15일까지 진안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에서 만날 수 있다.

 서학동사진관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의 주제는 ‘이런 가족 같은 가족’이다.

 이번 사진 작업은 작가의 오랜 고민에서 시작됐다. 과거 가족의 구성원은 혈연으로 구성돼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족 구성원에서 강요되는 책임과 의무를 따라야 했다. 반면, 지금의 가족의 구성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삶으로 분리되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매일 새벽 일어나 일을 하고 새벽이 올 때쯤 집으로 돌아오는 어머니에게서 아들인 그는 지독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는 중년이 되어버린 작가는 노년의 아버지를 보며 연민과 애처로움을 느낀다. 이런 느낌은 작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의 가족이기도 했고 모두의 가족이기에 갖게 되는 너와 나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가하면, 표류하는 섬처럼 잠시 멈춰 있던 계남정미소가 장 작가의 러브콜 덕분에 실로 오랜만에 문을 열었다.

이런 가족 같은 가족 - 김혜경(장근범 어머니)
이런 가족 같은 가족 - 김혜경(장근범 어머니)

 “계남정미소에서 꼭 제 10년의 아시아 여행 맺음을 풀도록 하겠습니다”라며 6년 전쯤 공간 대표에게 호기롭게 이야기했던 바가 드디어 실현된 것이다. 여행하는 마음으로 들렸던 장소에서 여행 사진의 일부를 풀고 싶었던 장 작가. 그는 그렇게 계남정미소에서 아시아 프로젝트의 첫 번째 이야기를 꺼냈다.

 장 작가는 여행지에서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기념사진이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여행을 다녀간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남기는 사진이 아니다. 그가 촬영한 것은 바로 훔쳐보기 사진이다. 작가는 평소 여행자들이 여행을 통해 무엇을 남기려는지 늘 궁금했다고 한다. 국가, 민족, 성별로 어떻게 다른지까지도 호기심을 가졌다.

 장 작가는 여행지의 기념이 되는 상징물 앞에서 어떠한 의식을 치르듯 다양한 몸동작이나 침묵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나라별로 그곳의 자연과 사람들과 함께 여러 방식으로 공존하는 모습을 담는다. 여행이란 곧 다시 돌아오지 못할 시간의 애석함임을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장근범 사진전 - 기념사진
장근범 사진전 - 기념사진

 코로나19로 떠나지 못하는 여행과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는 불확실한 현재지만, 그의 사진으로 여러 나라를 방랑해 볼 수 있다.

 김지연 관장은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가 일년에 한 번 문을 열게 되었다. 애써 공들여 온 공간을 살려보자는 의지가 컸고, 문이 닫혀 있을 때도 찾아오신 분들이 더러 있었다”며 “장근범의 ‘기념사진’으로 색다른 체험을 해보기를 바란다. 오며가며 보는 가을 풍경도 아름답다”고 했다.

 서학동사진관은 수요일부터 토요일(오전 10시 30분~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계남정미소는 금·토·일요일만 운영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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