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악의 대통령 트럼프
미국 최악의 대통령 트럼프
  • 이정덕 전북대 교수
  • 승인 2020.10.0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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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미국 대통령 후보의 토론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바이든 후보가 발언하면 트럼프가 끊임없이 끼어들어 거짓말과 비방을 쏟아냈다. 그러자 바이든도 트럼프를 ‘거짓말쟁이’ ‘광대’ 등의 막말로 공격했다. 이번 토론회는 미국이 민주주의의 모범국가라는 생각을 무참히 짓밟았다. 아니, 더 나아가 미국이 극단적으로 분열되어 싸우는 3류 국가를 닮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보다 거짓말과 비방을 많이 하는 대통령도 없었고, 트럼프처럼 적극적으로 탈세를 해온 대통령도 없었고, 트럼프처럼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이를 개인적인 사업에 적극 활용한 대통령도 없었고, 해외정책도 자신의 사적 커넥션에 따라 달라지거나 국제기구에서도 자신의 마음에 따라 쉽게 탈퇴하고 바로 외국에 관세를 대폭 높이고 외국기업을 관련도 없는 안보를 이유로 강제로 팔게 하는 대통령도 없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미국은 분열의 악순환에 빠졌고, 세계도 혼란에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40%가 넘는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백인우월주의, 미국우선주의, 이민 배척, 이슬람 배척, 중국과의 무역전쟁, 미국 이익에 반하는 국제기구 탈퇴로 백인남성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는 트럼프가 백인의 영광을 미국의 영광을 다시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은 1980년대 이후, 건국 이후 처음으로 자녀 세대가 아버지 세대보다 잘살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 되고 있다. 실질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1776년 건국 이후 미국인들이 가졌던 미래에 대한 낙관적 희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미국인들 사이에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점차 널리 퍼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주인으로서 미국을 세계 최고국가로 건설했다는 자부심이 강한 백인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많은 백인은 국내적으로는 이민자나 비백인들이 백인의 지위나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이슬람의 테러나 중국의 불공정한 교역이나 기술탈취로 미국이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이러한 백인들의 불안을 적극 반영하여 중국이나 이슬람이 불법적으로 미국을 공격하고 있고, 이민자나 흑인들이 복지나 범죄로 미국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들 때문에 미국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부추겨 공개적으로 경찰이 행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공격하도록 자극하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사회를 분열시켜 내부적으로 백인들의 불만이 비백인들이나 이민자에게 향하게 하고, 외부적으로 중국이나 이슬람으로 향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미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쇠락하는 미국경제의 해결책을 제대로 찾지도 못하면서 자신들의 기분만 잠시 좋게 하는 무역관세의 대폭 인상, 외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남발, 주식을 상승시키기 위한 국내기업에 대한 대폭적인 감세 등의 단기대책만 남발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경제가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의 경제체질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트럼프가 국내적으로 백인과 비백인의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어 미국을 분열시켜 합리적 정책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트럼프의 일방적인 행동으로 합리적 해결책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미국의 힘이 무서워 공개적으로 미국을 비판하지는 못하지만, 뒤에서 미국을 욕하는 국가들도 크게 늘었다. 또는 독일이나 프랑스나 캐나다처럼 친미 국가들에서도 공개적으로 미국을 비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이 세계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의견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이정덕<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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