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에 산다] (13) 金堤 모범운전기사...許炳熙씨(허병희)
[보람에 산다] (13) 金堤 모범운전기사...許炳熙씨(허병희)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10.03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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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프고 서러웠던 구두닦이 시절을 굳센의지와 인내로 딛고 일어선 許炳熙씨(허병희·40)는 지금은 어엿한 가장이요 모범운전사로서 사회 봉사자가 됐다.

 가난한 농부인 아버지 許봉수옹(사망)의 장남으로 태어나 허기진 세월속에서 金堤중앙국교 6학년을 중퇴하고 가족의 끼니를 위해 바로 밑동생 병철씨(炳喆·38·金堤개인택시기사)와 함께 산업전선에 뛰어 들었다. 이들 두형제는 15년 동안 제일극장 입구에서 형제 구두닦이로 열심히 일해왔다.

 동생 병철씨는 밤낮없이 구두를 닦았고 許씨는 낮에는 동생과 함께 일하고 밤에는 김제 金萬택시 스페어 기사를 하며 1976년도 10월에 면허를 취득하여 정식기사로 취직했다.

 許씨는 첫째 가난을 몰아내고, 둘째 배워야 산다는 것을 생활의 신조 제1로 삼아왔다.

 또 許씨는 고기 먹는날을 추석, 구정 두 명절과 가족들의 생일날로만 정해 놓을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하며 저축을 생활화하고 있다.

 許씨는 소원이 있다면 자신은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했지만 후세만은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것이라고 말한다.

 許씨는 1985년도 모범운전자가 되면서부터 내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중하다는 생각에 金堤중앙국교앞 건널목에서 매일 아침 7~8시30분까지, 하오 4~5시까지 두차례에 걸쳐 교통 정리를 하기도 한다.

 등·하교길에 오른 어린이들의 사고예방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許씨는 학생들의 입에 별명처럼 ‘교통아저씨’로 잘 알려져 있고 사람들은 지나칠때마다 격려의 인사를 빼지 않고 나눈다.

 특히 저축의 날 행사때 상업은행 金堤지점 등 각 시중은행으로부터 저축장려상을 받은바 있고 효성이 지극한 형제로 주민들의 칭찬 또한 자자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양친에게 아침 문안인사를 거르는 일이 없고, 구두닦이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날의 수입은 꼬박꼬박 부모의 손에 쥐어 드리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許씨가 1983년도 단 한번의 교통사고로 인해 꿈에도 소원이었던 개인택시면허 취득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으며 주위에 궂은일 귀찮은 일이 생기면 만사를 제쳐두고 발벗고 나서는 의리파이며 동정심 또한 강하다는 것이 동료 택시기사와 이웃들의 말이다.

 金堤택시1300호를 야간운행하면서도 피곤함을 잊은채 어린이들의 불행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매일 ‘사랑의 봉사활동’을 펴는것은 남다른 투지와 끈기가 없이는 어렵다고 金堤경찰서 보안과 직원들은 말한다.

 또 許씨는 교통봉사자로서 1987·1988 두해에 걸쳐 도경국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으며 이 고장 택시기사들의 ‘중추적’역할까지 하고 있어 주위의 극찬을 받고 있다.

 許씨는 中央국교앞에 아버지의 회갑비용 120만원 전액을 투자하여 철재 경보등을 설치하는 등 사회 어느 유수한 기업인들을 무색케할 정도로 봉사활동이 돋보이기도 한다.

 許씨로서는 어려운 생활에 비해 투자금액이 과하기 때문이다.

 許씨는 열심히 일을 해서 가난없는 삶을 누리는 것이 최선의 꿈이며 보람으로 삼고 있다. 생활에 지쳐 자칫 탈선하기 쉬운 이웃 청소년들을 볼때마다 밤낮없이 찾아가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설명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어 청소년 선도의 주역이라는 주위의 평이다.

 ‘형제 구두닦이 소년’이었던 許씨는 어엿한 택시기사로 성장해 가난을 이긴 지팡이로서, 교통의 파수군으로서 삶을 창조하는 손색이 없는 사회의 역군이기도 하다.

 부인 金기자여사(36)와의 사이에 2남을 둔 許씨는 학벌없는 사회 선구자적인 大學生(?)으로서 힘차게 달리고 있다.

 中央국민학교의 학부모들은 許씨의 소원인 개인택시면허를 기대하고 인정미 넘치는 許씨의 앞날을 기원한다는 것이 2천여 학부형들의 소망이다.
 

 이형무 記
 김재춘 옮김
 1989년2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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