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인 저수지 물관리 필요
능동적인 저수지 물관리 필요
  • 김현수 전북대 교수
  • 승인 2020.08.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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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매우 중요한 자원이며, 인류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점점 더 많은 양의 물이 소비되면서 수자원 부족이 세계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정된 수자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물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전세계 모든 국가와 자치단체들은 조금이라도 많은 양의 물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물부족으로 인한 수자원 확보의 중요성만 생각한다면 좀 더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되는 경우에는 반대로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장마는 과유불급이라는 표현이 생각날 만큼 그 기간도 기록적으로 길었을 뿐 만 아니라, 장마가 지속되는 기간 중에 내린 비의 양도 역대급이라 할 만큼 많았다.  

 수자원 관리 측면에서는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비 보다는 일정량의 비가 꾸준히 내려주는 것이 좋다. 너무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경우에는 그 빗물을 보관할 수 있는 물그릇의 크기가 제한되기 때문에, 일정 한계 이상의 비는 인간이 활용하지 못하고 바다로 흘러가게 되어 실제로 수자원 활용의 측면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하류로 흘러가는 경우에는 그 에너지가 엄청나기 때문에 주변 지역의 침수, 지반의 침하 등 여러 가지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장마 또는 홍수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가진 물그릇을 충분히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불필요한 피해를 막는 노력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고서저의 지형적 특성과 대부분의 비가 여름에 집중되는 계절풍 기후대에 속해있기 때문에 여름에 내리는 비의 대부분이 빠르게 서해로 빠져나가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1년 동안 물을 부족함 없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내리는 비를 가둬놓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과거부터 댐을 만들어서 저수지를 조성하곤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수많은 호수 중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호수는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호수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저수지이며, 이러한 인공 저수지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물그릇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 우리 조상들에 의해 조성된 저수지는 대부분 주변 농경지에 물을 대기위한 소규모의 것이 많지만, 20세기 중반 이후에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조성된 인공호는 막대한 담수량으로 인해 국가 전체 물관리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용도의 용수 공급이나 전력의 생산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뿐 아니라, 홍수 조절을 통해 국민 안전을 확보하는 등 국가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인공 저수지의 수질 및 수량의 관리는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장마 기간에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상황을 이야기 할 때, 인공 저수지의 댐 운영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집중되는 비를 충분히 예측하고 사전 방류를 통해 저수지 수위를 낮추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강우가 발생한 이후에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하여 제방 유실로 인한 침수 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번 장마로 인한 피해가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였는지, 아니면 이전에 그랬든 인재가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앞으로의 조사와 검증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어난 상황을 곰곰이 살펴보면 좀 더 안정감 있는 관리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해 보인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기후환경 조건하에서 어떤 방식으로 담수되어 있는 수량을 조절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통해서 유사한 피해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만 한다.  

 최근의 기후변화 양상은 앞으로의 기상상황이 매우 변화무쌍하고 예측이 어려울 것임을 지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가지 방향으로만 수량 관리를 하게되면 갑작스러운 재난적 상황이 발생할 때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동적 관리체계를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김현수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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