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한국판 뉴딜과 전북의 미래
위드 코로나 시대, 한국판 뉴딜과 전북의 미래
  • 최낙관 예원예술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 승인 2020.08.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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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0일 우리나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벌써 만 6개월을 넘기고 있다. 지루한 장마 속 국지성 호우처럼 산발적으로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세력은 여전히 경보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 모두 엄청난 전파력과 치명률을 동반하고 있는 코로나 사태의 종말을 모두 염원하고 있지만, 우리의 바람을 비웃듯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는 하루 2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19가 안겨준 충격 속에서 자연스럽게 삶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라는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 코로나와 마주하는 우리의 일상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방식으로 강제적 비대면을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의 선택은 코로나와 함께하는 위드(with) 코로나의 수용, 즉 거리두기에 익숙한 ‘코로나 사피엔스’(corrona sapiens)적 삶이다. 영국의 저명한 네스타(Nesta)가 발표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There will be no ‘back to normal’)는 메시지는 위드 코로나 시대의 준비를 주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응전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뉴노멀 시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선택은 ‘한국판 뉴딜’에 방점을 찍는다. 한국판 뉴딜이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문재인 정부의 프로젝트로 비대면 디지털화되는 사회구조에 부합하는 인프라 구축과 디지털 기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 주도 사업이다.

  핵심 내용은 정부가 사람 중심의 포용국가 기반인 ‘안전망 강화’ 토대 위에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양축으로 ‘2025년까지 국비 총 114.1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190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엄선한 10대 대표과제는 디지털 뉴딜 부문에서 데이터댐, 지능형 정부, 스마트 의료인프라 등 3대 과제와 디지털·그린 융합부문에서 그린 스마트스쿨, 디지털 트윈,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스마트 그린 산단 등 4대 과제가 있으며 그린 뉴딜 부문에서는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 3대 과제가 올라와 있다. 물론 그러한 추진 방향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막대한 재원을 쏟아붓는 한국판 뉴딜의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로드맵이 있는지 그리고 190만개의 일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는 최종목표가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물론 일자리 창출이 중요치 않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그 지표가 숫자놀음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중앙정부의 우산 아래 있는 전북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14일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하자 전북도는 이에 대응,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등 분야별 전략을 마련해 ‘전북형 뉴딜정책’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미 군산지역 경제위기에 이어 코로나까지 겹친 전라북도의 산업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발표는 분명 단비 같은 소식일 것이다.

  이에 발맞춰 전북도가 이미 지난 5월 ‘한국판 뉴딜 대응 추진단’을 구성, 도내 기업과 대학, 전북테크노파크, 전북연구원 등 산·학·연 전문가를 참여시켜 이미 100여건의 사업을 발굴했다는 소식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런데도 우려가 되는 점은 단지 국가 예산의 확보만을 위해 언발에 오줌누기식 사업발굴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전북도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이 왜 중요한지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기회인지 위기인지는 결국 우리 내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한 전라북도의 리더십과 거버넌스에 기대를 걸어 본다.

 최낙관<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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