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형 도립국악원 문화뉴딜의 사명
전북형 도립국악원 문화뉴딜의 사명
  • 염기남
  • 승인 2020.08.04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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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고창신(法古創新)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이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아간다는 말이다. 전통예술 역시 고정화된 역사적 산물이기보다는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부딪히며 이뤄낸 결과물이며 국가적인 계승과 창조적 문화 창달을 위한 근본이 된다. 옛것을 알고 행하려면 과연 우리의 전통예술이 무엇인가 어떠한 모습인가를 인지하고 배워야 한다.

 전라북도는 그러한 매개의 중심에 전라북도립국악원을 만들었고, 도민들과 함께하는 전통예술의 바탕 아래 35년의 세월을 보냈다. 또한, 도립국악원 외에도 타 시도와 다르게 전통예술의 무형문화재 등 다양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판소리와 농악은 여느 곳과도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문화재와 이수자가 많으며 다양한 지역의 특성있는 문화적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더불어 특별한 점은 그러한 전통예술을 함께 보고 들으며 느끼고 배우고자 하는 도민들이 많다는 것이며 그러한 든든한 예술적 관심을 바탕으로 우리 전라북도의 전통예술은 한국 최고의 수준으로 굳건한 전통예술 본향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전라북도 예술계는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지속적 확산으로 많은 고통과 아픔을 받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의 전통 문화분야는 더욱더 그렇다. 우리 도의 중추적인 문화사업소인 전라북도립국악원은 이러한 아픔을 딛고 전통공연예술의 위상과 대민 문화 향수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0년 1월 갑작스럽게 발발한 코로나19에 대응하여 대민교육은 대면 교육이 불가능할 것을 대비하여 온라인 교육을 위한 강좌 개설을 준비 중이며, 예술단의 공연은 비대면(Untact) 온라인 공연으로 정기 및 기획공연의 콘텐츠 서비스를 비롯해 주요 공연 모습을 유투브 “국악! 똑똑! TV”로 소개하며 사실상 비대면 상황하의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통한 국악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의 사업은 7월 14일 발표된 한국형 뉴딜 관련 정책 중 다양한 디지털 사업과 일맥을 같이하는 정책이라 말할 수 있다.

 전라북도는 또한 전북형 뉴딜의 중심인 디지털과 그린 사업에 주안점을 두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소비 주체의 복원에 또한 매진하고 있다. 급격한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일자리를 잃고, 교육에서의 소외가 사회적 활동을 단절하게 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립국악원은 2021년 상반기부터 각 청소년을 위한 국악교육 사업을 확충하여 다양한 전통예술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단절된 전통공연예술의 순환과 전승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고자 하는 전북형 뉴딜의 기본적인 대응과 방법이라 하겠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악서(樂書) 『악학궤범』의 서문에는 이러한 글이 적혀 있다. “음악은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늘과 자연에서 나온 것으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소리가 되는 것”이라 정의되어 있다. 이렇듯 고전은 전통음악의 생성과 보존 가치에 대한 소중함을 잘 표현하고 있으며 더불어 생성과 몰락도 “악(樂)이란 옛 사람들이 말하듯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며, 저절로 허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허물어지는 것”이란 글을 남기고 있다. 모든 민족의 음악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람들에 의해 사라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의 국악은 수천 년을 이어온 문화적 보배의 산물이다. 시대를 지내며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이 그러한 음악을 즐겼고 그러한 음악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정진하며 하나가 됨을 즐겼다. 소리하는 창자에는 고수가 있고 기악 연주자에게는 반드시 장구잽이의 장구가 있듯이 우리의 한민족에게는 함께 울고 웃게 해주었던 우리의 음악이 있다.

 이제, 이러한 전통예술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경제적, 문화적 난관을 잘 이겨내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포용적 회복 inclusive resilience”를 매개 삼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시점이다.

염기남<전라북도립국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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