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사회를 사는 지혜, ‘생활의 과학화’
위험사회를 사는 지혜, ‘생활의 과학화’
  • 김용만
  • 승인 2020.06.23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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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만-자치행정국장
김용만-자치행정국장

세상이 갑자기 달라졌다.

아무런 제재 없이 편하게 드나들던 청사를 이제는 마스크를 쓰고 발열 체크를 한 후, 세정제로 손을 소독하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낯설고 불편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회복과 안전을 위해 모두가 잘 따르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가파르게 증가했던 코로나 확진자가 한자리수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생활속 거리두기로 방역 지침이 완화되자 수도권의 밀집시설 등에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대전과 전북에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방역 당국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강력한 방역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빠르게 진행된 도시화, 산업화로 인구는 늘고 야생 생물의 서식지는 줄어들었으며, 세계화로 사람은 물론 바이러스조차도 신속한 확산이 가능해졌다. 코로나의 전 세계적인 빠른 유행은 우리가 어디에 있더라도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줬다. 더구나 가까운 사람들이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고 밥을 먹던 일상적 행위들이 가장 위험한 일이 되었다. 다행히도 질병의 60%는 손을 통해 전염된다고 알려져 있어 손만 제대로 씻어도 훨씬 안전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침방울 등이 매개인 비말감염으로 전파되므로 마스크와 거리두기만으로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의 확산을 막고 더불어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는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생활속 거리두기 등의 과학적 생활 습관과 태도가 필수 조건이 되었다.

사람들은 과학이라 하면 대개는 진절머리를 낸다.

복잡한 실험실이나 이해하기 힘든 기호와 수식이 가득 찬 칠판을 먼저 떠올리며 생각의 벽을 높게 쌓아 버린다. 협의의 과학은 물리학이나 화학 등의 자연과학을 의미하므로 꼭 틀린 생각은 아니다. 그러나 과학을 뜻하는 영어단어 science는 앎, 지식을 뜻하는 라틴어 scientie에서 유래되었다. 따라서 넓은 의미의 과학은 사물이나 자연현상을 알거나, 보편적 법칙을 탐구하는 체계적인 지식이나 학문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전기를 알기 전에는 번개나 천둥을 하늘의 노여움이나 응징으로 알고 두려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과학의 발전으로 번개가 기압 차 등으로 인해 공중에서 일어나는 전기 방전 현상임을 알게 되어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역병, 괴질이라 부르는 생소한 질병도 마찬가지이다. 몰랐을 땐 많은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무시무시한 질병이지만, 치료제를 만들고 백신을 개발해 예방이 가능해지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그러나 최근 사스, 메르스, 코로나 등이 점점 더 짧은 주기로 반복되고 무증상 확진자가 늘면서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만이 다가 아니게 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소비를 위한 물질적 가치 창출을 넘어 새로운 생태중심적 가치나 문명으로 나아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다행히도 전라북도는 코로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직도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료진의 헌신, 공무원의 체계적인 관리로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의 발생과 피해를 줄이는 데는 사람의 노력만이 아니라 전라북도의 청정한 생태환경도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확진자가 적다고 할 일을 줄이거나 마음을 놓으면 코로나는 순식간에 다시 퍼질 수 있다. 특히 성큼 다가온 더위에 인파가 몰리는 계곡이나 수영장, 워터파크와 밀폐된 실내에서의 여름 방역이 걱정이다. 앞으로도 코로나가 공식적으로 종식될 때까지는 언제 어디서든 손씻기, 마스크 착용, 생활속 거리두기 등 개인적인 위생과 방역을 실천하는 과학적인 생활 태도가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안전하고 소중한 우리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

 
김용만 / 전라북도 자치행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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