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반드시 망(亡)한다
기업은 반드시 망(亡)한다
  • 김태중
  • 승인 2020.06.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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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 반드시 망(亡)한다. 경영하는 사람이 들었다면 경악할 일이다. 국내 최대 닭고기 가공기업인 하림의 박길연 대표이사가 항상 임직원들에게 외치는 ‘잠언’이다. 기업이 망하지 않고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경계와 교훈이다. 전북도민일보 비전창조아카데미 제5기 원우 50여 명이 기업 탐방행사로 지난주 익산시 망성면에 자리한 (주)하림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길연 사장으로부터 ‘지속 성장하는 기업’이란 주제로 감동적인 특강을 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기업들이 최악의 경영난을 겪는 시점에 하림의 성공 요인은 기업들에게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박 사장은 특강 서두에 ‘기업은 반드시 망(亡)한다’라는 의제를 던졌다. 기업은 대내외적인 환경에 대처하지 못하면 반드시 망하기 때문에 치열하게 위험 요인을 찾고 대비해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정신으로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경영하는 기업이 망할 일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통계상으로 보면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수명은 15년이다. 중소기업의 평균수명은 제조업 기준 12년 정도로 조사된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2015년 15년까지 줄어든 기업의 평균 수명은 2020년에는 10년 안팎까지 더 단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 수명이 감소하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경영환경도 급변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경영을 위협하는 요소로 원가와 가격 측면에서 하림의 상황을 들어 설명했다. 원가는 날이 갈수록 상승요인이 발생하고, 반대로 가격은 인하요인이 증폭되면 적자가 불가피하고 기업이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결국 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 융복합을 통한 네트워킹, AI 인공지능, 공유경제, 비대면 서비스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쇠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영환경을 이겨낸다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경영 위기를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같은 경제·사회적 위기는 예측하기도 어렵고 극복하기도 쉽지 않다. 코로나 19로 잘 나가던 기업도 하루아침이 문을 닫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지속성장이 가능한 하림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하림의 성공 비결은 유비무환의 정신과 사람이었다. 박 사장은 ‘기업은 반드시 망한다’는 정신으로 위험에 대비하고 기업의 핵심 자산인 사람을 키웠다. 기업의 핵심은 사람이며 사람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하림의 경영 철학이다. 직원들로부터 협력업체, 소비자, 지역사회 공동체까지 이들이 행복해야 그들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함께 갈수 있다는 상생과 나눔의 경영이다. 박 사장은 기업(企業)은 한자 뜻풀이대로 업(業)을 도모(企)하는 것이라며 사람(人)이 모여(止) 함께 일(業)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람이 빠지면 지업(止業)이 되어 회사는 없어지게 된다. 경영은 사람이 하는 것이며, 경영자나 종업원, 고객이나 모든 거래처도 사람이다. ‘경영이란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활동이다’는 일본 마쓰씨다전기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경영철학을 덧붙였다.

 사업은 사람이 전부다. 하림 기업의 핵심자산은 사람이며, 경영목표는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회사였다. 하림 박길연 사장의 경영철학과 하림의 성공 요인은 유비무환에 더해 사람에 대한 사랑, 회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인재 양성에 있었다. 어려운 때일수록 인재를 양성하고 상생과 나눔을 실천하며 함께 가는 것이 하림의 성장 비결이 아닐까 생각했다. 코로나 19로 기업 경영이 어느 때보다 힘들다. 경제위기 국면에 하림 박길연 사장의 경영철학을 되짚어보며 기업들이 나름대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조건을 찾기를 바란다.

 김태중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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