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를 위한 외길 인생” 꽃게장 명인 김철호 내고향시푸드 대표
“꽃게를 위한 외길 인생” 꽃게장 명인 김철호 내고향시푸드 대표
  • 조경장 기자
  • 승인 2020.06.15 15: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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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혼 명인·명장을 찾아서>

 아침마다 오이와 가지, 호박, 옥수수, 수박 등 100평 규모의 텃밭에서 농심을 느끼며 이를 수산물에 적용하고자 노력하는 이가 있다.

 명인(名人)·명장(名匠).

 어떤 분야에서 기술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이르는 말이다.

 꽃게를 활용한 음식을 만들고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한 길만 걸어온 (유)내고향시푸드 김철호(62) 대표.

 (사)대한민국명인회 대한민국 명인과 해양수산부 신지식인으로 인정받은 김철호 대표의 꽃게를 위한 외길 인생을 들여다본다.

 ■꽃게와의 인연

 군산시 옥도면 야미도에서 태어난 김철호 대표는 꽃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수협에 몸담은 그는 공동어장 관리 및 지도 업무를 맡았다.

 당시 군산이 전국 꽃게 생산량의 20% 이상 차지하고 암꽃게 1마리당 130만에서 450만 개의 알을 부화한다는 사실에 장기적인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근거 아래 눈을 뜨게 됐다.

 수산물의 경우 외지 중간 도매상과 소매상에게 이득이 많이 가는 것을 보고 어민 소득 증대와 지역 수산업 활성화를 위해야겠다는 마음도 사업을 시작하게 된 한몫을 했다.

 1990년 수협을 나와 퇴직금 570만 원으로 시작한 첫 출발은 그해 내린 폭우로 자재가 떠내려가면서 좌절을 맛봤다.

 ‘포기하지 마라’는 처칠의 말과 같이 김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빚을 내 ‘계곡가든’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돼지갈비를 주메뉴로 하고 꽃게장은 밑반찬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주메뉴보다 꽃게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장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꽃게장을 주메뉴로 하는 현재의 계곡가든이 탄생하게 됐다.

 ■어머니의 손맛을 찾아서

 김철호 대표가 명인이 되기까지 어머니의 손맛을 따라가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야미도에서 결혼이나 환갑 등 대소사가 있을 때 만들어지는 음식은 대부분 어머니의 손길을 거쳤다고 김 대표는 기억하고 있다.

 종갓집을 이끌었던 어머니의 음식 중 가장 일미는 간장게장.

 “어머니가 간장게장을 만드는 날이면 그야말로 동네잔치가 열리는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먹었던 어머니의 손맛을 찾아가며 지금도 배우고 있다는 김 대표는 어머니를 기억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한다.

 ■대한민국 최초 한방 꽃게장의 탄생

 어머니의 꽃게장은 맛은 있었지만 좀 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 당시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가 없어 짜게 하지 않으면 빨리 상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고자 김철호 대표가 찾아낸 방법은 송진가루였다.

 학생 시절 동양화를 배웠던 김 대표는 스승님의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하지만 그 그림을 잘 보존할 수 있어야 화가로서 자질이 있다”는 말에 착안했다.

 화선지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서 썼던 송진가루가 생각났던 것.

 김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송진가루는 방부·항균 효과가 뛰어나고 꽃게의 물러짐을 방지했던 것이다.

 여기에 비린내 없이 감칠맛이 나는 꽃게장을 만들고자 접목한 것이 바로 한방이다.

 여러 한약재의 특성을 분석해 최적의 맛을 찾아내기까지는 여러 차례의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끈기와 인내로 찾아낸 당귀와 정향(박하향) 또 한약재와 꽃게장을 한데 어우러지게 하는 감초였다.

 여기에 또 하나 주안점으로 생각했던 점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맛이었다.

 그래서 추가한 재료가 혈액순환은 물론 맛도 달큰하게 하고 체온 보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추였다.

 이 순간이 대한민국 최초로 특허를 받게 된 한방 꽃게장의 탄생이다.

 ■국내 최초 꽃게장 신지식인·명인으로 선정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던가.

 김철호 대표는 2007년 대한명인협회로부터 ‘꽃게장 명인’으로 지정됐다.

 또 같은 해 해양수산부로부터 끊임없이 지식을 습득하고 창의적인 사고로 일하는 방식을 혁신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은 물론 이 모든 과정을 사회적으로 공유해 국가발전에 기여 했다는 공을 인정받아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2013년부터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INNOBIZ) 전북지회 초대 지회장을 맡아 전북지역 중소기업의 이노비즈 인증은 물론 판로개척과 기술개발 등에 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계곡가든이란 이름으로 2002년 독특한 소스 제조 방법으로 국내 최초로 꽃게장 특허를 따냈으며 2007년 전북도로부터 ‘Buy전북 상품인증서’를 받았다.

 2010년 한국표준협회(KSA) 품질경영시스템인증, 2013년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적용업소 지정, 2015년 해양수산 전통 제158호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전통식품품질인증 등 일일이 다 거론할 수 없을 만큼 업적을 이뤄냈다.

 ■건강한 맛 개발은 지금도 진행 중

 끊임없이 배운다는 제사가 매우 중요하다는 김철호 대표는 지금도 풍수지리와 약초를 배우고 있다.

 꽃게장의 맛을 한 단계 더 성숙하게 만들기 위해 직접 다양한 약초를 캐러 다니며 이를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거듭하는 등 건강한 맛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김 대표의 또 하나의 목표는 남녀노소 혐오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산물로 만든 보양식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꽃게와 전복, 해삼, 자연산 장어, 어패류, 해초 등을 이용해 가정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보양식을 만들어 공급하고자 한다.

 여기에 해초나 게 키토산 성분 등이 첨가된 맛도 있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음료수 개발도 김 대표의 꿈이다.

 김철호 대표는 “계곡가든 꽃게장의 맛의 비결은 좋은 원재료와 지속적인 연구와 만드는 사람의 혼이 한데 어우러져 녹아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에 머무르지 않고 한 단계 두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호 대표 경력

 - 군산제일고, 우석대 회화과 졸업
 - 연세대 호텔외식경영학 석사
 - 조선대 식품의약학 박사
 - 제13회 바다의 날 산업포장 수상(대통령)
 - 수산 ‘신지식인’ 선정(해양수산부)
 - 대한명인협회 꽃게장 명인 인증
 - 사단법인 전통가공식품협회 부회장
 -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전북지회장
 - 사단법인 전통가공식품협회 부회장
 - (유)내고향시푸드 대표이사

 군산=조경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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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쨍이 2020-06-16 12:40:14
건강한 맛 개발 멋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