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에 생존권 위협받는 유흥업소 빚더미 한숨만
코로나 19에 생존권 위협받는 유흥업소 빚더미 한숨만
  • 신영규 도민기자
  • 승인 2020.06.11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에 있는 한 단란주점.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주점엔 손님 한 명 없이 불빛만 밝힌 채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

 “하루하루 사는 게 너무 힘듭니다. 4개월 매출이 50만 원이라니, 말이 됩니까? 아예 손님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전기요금도 못 내고, 빚만 몽땅 지고 굶어 죽게 생겼어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데 따른 매출 급감으로 단란주점과 노래방, 가맥집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신음하고 있다.

 10일 오후 노재성(64) 사단법인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부회장 겸 전주시지부장을 덕진구 금암동 소재 사무실에서 만났다. 노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흥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며 생존권을 위협받는 유흥업소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노재성 지부장은 “정부가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서 다른 업종에는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왜 유흥업소만큼은 카드사용을 못 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우리는 국민이 아니고 데리고 온 자식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그는 “술집 등 유흥시설은 밀폐된 공간이라 밀접한 접촉이 이뤄진다는 특성상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쉽고, 그래서 정부나 일부 지자체가 긴급행정명령이니, 집합금지니 하고 규제하는 건 이해가 가는데 이게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전기료 감면도 못 받습니다. 한 달 전기요금이 40만 원 나와요. 작년에는 영업이 안 된다고 해도 현상 유지는 했는데, 지금은 뭐 파는 게 있어야지요. 4개월 장사해서 50만 원 매출이니 이게 사는 겁니까? 손님이 한 팀도 없을 때가 많아요. 거기다가 월세 내야지요, 빚만 몽땅 졌어요.”

 노씨에 따르면 전주시 단란주점은 허가 낸 곳만 180곳에 이른다. 다만 영업을 하는 업소는 125~130개 정도인데, 코로나 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거나 아예 문을 닫은 곳이 많다는 것이다. 경기도 안 좋은데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손님 발길이 끊어지면서 먹고살기가 빠듯해진 탓이다. 그는 정부가 유흥업소에도 소상공인처럼 20만원이든 30만원이든 똑같이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식점은 영업하는데 아무런 규제가 없습니다. 왜냐면 먹어야 사니까요. 그런데 단란주점은 마스크 써야지요, 손 씻어야지, 전화번호 남겨야지, 2미터 거리두기 해야지, 거기다 열을 재려고 하면 기분 나쁘다고 나가버립니다. 이것은 오는 손님도 내쫓는 격이지요.”

 그는 잠시 침묵 끝에 불만을 노래방으로 이어갔다. 노래방은 술을 못 팔게 돼 있는데,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에 전주시내 노래방이 약 600여 개가 되는 걸로 아는데, 노래방 단속 공무원은 한두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0일부터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8대 감염병 전파 고위험 시설을 대상으로 한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이 본격 시행됐다. 만약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거나 명단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부실하게 관리해 적발되면 3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사실상의 영업 정지 명령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노 지부장은 “QR코드에 관해 알고는 있지만 손님들은 별 관심이 없고, 그것으로 시비하고 말다툼할 수도 있어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영업이 활기를 띠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술도 음식입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잔 씩 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음주는 뿌리 깊은 우리의 생활문화입니다. 관혼상제나 각종 모임 등에 술이 빠지면 인생 살맛이 없지요. 그러므로 술이 잘 팔려야 경제가 좋아집니다.”

 신영규 도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