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꽃벵이 아줌마 김덕지씨
익산 꽃벵이 아줌마 김덕지씨
  • 익산=문일철 기자
  • 승인 2019.12.3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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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벵이 김덕지씨가 식용곤충 견학을 하기 위해 찾아온 귀농귀촌인에게 굼벵이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귀농·귀촌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 익산 ‘꽃벵이 아줌마’ 김덕지(53·여,웅포면 거주)씨를 소개한다.

김덕지씨는 지난 2012년 초여름, 막연하게 귀촌을 생각하고 완주군 상관면으로 이사를 갔다. 하지만 어릴 때 추억이 남아 있는 고향 익산시로 2016년 다시 이사했다.

김덕지씨는 일거리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던 중 가족으로부터 “굼벵이를 키워보면 어떻겠냐”라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굼벵이의 외형에 대한 선입견에 사로 잡혀 고민의 시간을 보내다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시점에 친정엄마가 간암에 걸리셨을 때 주변에서 권했던 굼벵이가 생각나고, 식품의 원료로도 사용이 가능한 익충(益蟲)이라는 ‘굼벵이’에 대해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우리 한번 키워 볼까?”라는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굼벵이를 키우게 된 계기

김덕지씨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남편과 함께 굼벵이를 키울 귀농 할 땅을 찾아 나섰고, 금강과 산이 어우러져 자연의 햇살과 물, 공기가 충만한 청정지역 웅포에 터를 잡아 제2의 인생 역전을 시작하게 됐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귀농농업창업자금을 받아 땅을 구입하고, 전 재산을 털어 곤충사육 농장을 짓으면서 필요한 장비를 하나씩 하나씩 구입하면서 텅 빈 농장을 채워나가길 6개월, 드디어 2016년 ‘익산굼벵이농장’이라는 간판을 걸고 굼벵이곤충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굼벵이의 탄생과정

굼벵이 탄생 첫 시작은 흰점박이 꽃무지다. 날개가 있어서 사육 상자 밖으로 날아가기도 하는데 암수가 있어서 교배 후에 알을 낳는다.

알은 1주일에서 열흘이 지나면 부화하는데 정말 조그만 굼벵이가 수확 가능한 굼벵이가 되기까지는 50일 정도가 걸린다.

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는 다리가 6개 있지만 퇴화돼 사용하지 않고 등으로 기어서 다닌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투명할 정도인데 날짜가 지날수록 흰빛이었다가 제대로 자랐을 때는 미색이다.

종자용 굼벵이는 미색일 때 22℃ 내외에서 약 1달 동안 사육하다가 약 8℃의 저온저장고에서 3개월 동면을 시켜야 비로소 종자가 된다.

동면 후에는 코쿤을 만드는데 몸 주위에 톱밥을 감싸고 그 안에서 번데기가 풍뎅이가 될 때까지 약 1달을 머물게 된다. 코쿤을 깨고 우화(羽化)하면 바로 흰점박이 꽃무지가 된다.

▲굼벵이 “미래 식량과 이로움 가능성”

 전 세계적으로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 또한 곤충 산업 규모가 지난 2011년 1천680억원에서 2015년에는 3천3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2020년에는 5천363억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 식품으로 등록된 곤충은 흰점박이 꽃무지유충(굼벵이)을 비롯한 밀웜(고소애),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누에번데기, 메뚜기, 백강잠 등이 식용으로 식품공전에 수록돼 있는데 그중에서 흰점박이 꽃무지는 꽃벵이(굼벵이)라고 하며, 혈전(血栓) 치유와 혈행(血行)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농촌진흥청의 발표가 있었다.

굼벵이는 더 이상 혐오식품이 아니라 미래의 식량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굼벵이 판로 확보

처음의 설레임은 점점 판매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고, 고민의 한계점에서 ‘모르겠으면 배워야겠다’라는 열정으로 2017년 익산시농업기술센터에 첫 문을 두드렸다.

그해 농업인대학 e비즈니스 SNS교육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농산물 가공반에서 올해는 곤충산업반으로 옮겨 3년 동안 열심히 농업인대학 학사과정을 수료했다.

해마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들로 귀농인의 지식창고가 채워져 갔고, 전북곤충산업연구회 활동을 꾸준히 참여하면서 곤충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를 얻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귀농 4년차, ‘자담알찬’이라는 상표를 등록하고 다양한 굼벵이 가공품이 만들어 판매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지인들의 도움이 함께 했었는지 귀농을 하고서야 알게 된 농업에서의 나눔과 협동의 가치는 삶의 기준을 바꾸게 됐다.

▲귀농·귀촌인에 한마디…

최근에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우리 농장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

꽃벵이 아줌마 김덕지씨는 “대부분의 농사는 1년에 한 번 수확하지만 곤충사육은 1년 동안 여러 번의 반복 생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목돈을 투자하지 않고 적은 자본으로 충분히 경험과 실패를 겪어보고 자신이 생겼을 때 바로 그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는 “꽃벵이라는 하얗고 작은 곤충을 만나 도시에서 농촌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삶에서 이웃과 어우러져 더불어 살아가는 삶으로 인생의 참 의미를 배워나갈 수 있게 해줘 매우 감사하다”며 “‘내일은 해가 뜬다’라는 노랫말처럼 굼벵이로 건강과 행복을 선물하기 위해 오늘도 굼벵이를 보며 농촌생활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고 굼벵이 애찬론을 펼쳤다.

익산=문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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